지역경제 올 1분기도 수출·생산 악화…2분기도 개선 어렵다
by하상렬 기자
2023.03.27 12:00:00
한국은행, 1분기 지역경제보고서 발간
충청권·강원권·대경권 중심으로 위축
"향후 지역경제, 1분기 수준 벗어나기 어렵다"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지역 경기가 작년 4분기에 이어 전국적으로 소폭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에 따라 제조업, 서비스업 생산 모두 제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1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역경제는 글로벌 경기부진 등으로 제조업 생산이 소폭 감소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보합세를 보이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1분기 중 15개 지역본부가 실시한 업체 모니터링 결과 및 통계 등을 토대로 판단한 것이다.
7개 권역 중 충청권, 강원권, 대경권, 제주권 4개 지역은 경기가 전분기 대비 ‘소폭 악화’됐고, 수도권, 호남권, 동남권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은은 “향후 지역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1분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라며 “물가 상승세 둔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국내외 금융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생산은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 부진 등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수도권, 충청권,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의 감소폭이 컸다. PC, 모바일 및 서버 수요 둔화, 재고 조정 등으로 수도권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이 위축됐다. 충청권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성유화학을 중심으로 생산이 줄었다. 대경권은 섬유와 기계장비, 강원권은 시멘트, 제주권은 식음료를 중심으로 생산이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고물가 지속 등으로 소비심리 개선이 지연되면서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충청권과 대경권, 제주권이 소폭 감소했고, 나머지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외식물가 상승, 해외여행 확대 등 영향으로 숙박음식점 생산이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앞으로 1분기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여타 주요국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전망”이라며 “물가 오름세 둔화에도 고용 개선세 악화 등으로 소비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투자도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일부 친환경·신사업 관련 투자가 이어졌으나, 제조용 장비 반입 감소 등으로 전분기에 비해 줄었다. 특히 수도권이 위축됐다. 레거시 공정 위주로 반도체 설비 투자가 감소했고, 석유화학·정제가 4분기 정기보수가 완료되면서 큰 폭 줄었다. 앞으로 반도체 등 업황 부진으로 투자 축소가 있겠지만, 전기차 전환 투자가 이어지면서 1분기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일부 지역 착공면적 감소로 민간부분이 줄어든 데다 공공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집행도 감소하면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앞으로도 주택경기 둔화, SOC 예산 감소 등으로 1분기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도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자동차, 이차전지 등 수출은 증가했지만, IT업종 부진 영향이 컸다. 향후에도 글로벌 경기둔화, IT경기 위축 등으로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