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6명 퇴사’…평생교육진흥원 노조 "노동쟁의 돌입“

by신하영 기자
2022.12.13 14:07:48

"전 직원 중 41%가 직급 없이 무기직 근무"
"경력 산정 안 해 17년차·2년차 같은 연봉"
"정규직 초임 연봉 3600만원…처우 열악”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노조가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노동쟁의를 선언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국민들의 평생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 개원한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소재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앞에서 전국공공전문노동조합 국가평생교육진흥원지부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사진=국가평생교육진흥원 노조)


전국공공전문노동조합 국가평생교육진흥원지부는 지난 5~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97%로 노동쟁의가 가결됐다고 13일 밝혔다. 총 81명의 재적 조합원 중 6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3표, 반대 0표, 무효 2표를 기록했다.

이들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비상식적이고 차별적인 임금과 인사체계로 일관해왔다”며 “5~6급 하위직급은 타 공공기관에 비해 열악한 처우로 올해에만 3년 차 내외 직원 6명이 퇴사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평생교육진흥원의 정규직 초임 연봉은 작년 기준 3606만원으로 여타 공공기관 대비 낮은 수준이다.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정규직 초임은 4516만원, 사학진흥재단은 3755만원, 한국고전번역원은 3916만원 수준이다.



특히 전 직원(185명) 중 41%에 해당하는 75명이 무기직이다. 이들은 사측이 직급체계를 마련하지 않아 직급을 받지 못한 채 무직급으로 근무 중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무기직 중 일반직 65명(전체의 35.1%)은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함에도 정규직 평균 대비 50~60%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며 “경력도 산정하지 않아 갓 입사한 경력 2년차와 경력 17년차가 동일한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조 조사에 따르면 경력 17년차의 무기직 A(47)씨의 연봉과 2년차 무기직인 B(27)씨의 연봉은 3618만원으로 동일했다.

노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년간 협상을 진행,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후속조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지난 2년간 노사가 합의, 개선안을 도출했지만 사측은 이를 일방적으로 부정하며 임금협상과 지방노동위원회 조정마저 파행으로 몰고 갔다”며 “기관장이 실무자 뒤에 숨어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지방노동위 조정신청을 통해 노사가 합의한 개선안에는 일반직 경력 산정(정규직 대비 80% 수준), 무기계약직의 승진체계 마련 등이 포함됐지만, 이후 사측이 후속조치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사칙은 합의서에 따라 일반직 경력 산정안을 지난 5월 말까지 마련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노동쟁의 결의에 따라 향후 △현수막 시위 △선전전(피켓팅) △결의대회 △단체행동 등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관리·감독 기관과 국회 교육위원회 등 유관기관에 사측의 부당함을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