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정보 탈취' 여기어때 심명섭 전 대표, 무죄 확정
by한광범 기자
2022.05.12 11:03:10
크롤링 프로그램 이용해 숙박업체 정보 수집
대법 "정보 대부분 공개정보…업무방해 없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여가 플랫폼 경쟁사인 ‘야놀자’의 숙박업체 등록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심명섭 전 여기어때 대표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2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심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심 전 대표 등 여기어때 직원들은 2016년 6~10월 크롤링(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 방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야놀자 앱 API 서버에 접근해 숙박업소 목록 등 정보를 복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심 전 대표 등 여기어때 측이 크로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1594만회에 걸쳐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야놀자 API 서버에 침입했고, 크롤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246회에 걸쳐 야놀자 데이터베이스를 무단으로 복제했다고 기소했다.
아울러 크롤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 정보 호출을 발생시켜 5회에 걸쳐 야놀자 API 서버의 접속이 중단되도록 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도 있다고 적시했다.
1심은 심 전 대표에게 일부 혐의를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모든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크롤링을 통해 가져 간 피해자 회사 야놀자 정보 대부분은 이용자에 공개한 정보들로, 수기로도 가져갈 수 있었던 정보들로 보인다”며 “접근권한을 넘어 야놀자 정보통신망에 침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놀자가 선두주자로서 영업을 활성화시키는데 투자와 노력, 시간을 들인 것으로 짐작되고, 후발주자인 여기어때가 편승해 사업을 단시간에 정상화시키려는 무리가 있던 걸로 추정된다”면서도 “저작권법 침해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냈다.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야놀자 숙박 예약 업무를 방해했다거나 업무를 방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