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제로'… 한은 "GDP 최대 7.4% 뒷걸음질 할수도"

by이윤화 기자
2021.06.22 11:00:00

한은,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고탄소 산업·기업 타격에 GDP, 국내은행 건전성 하락
리스크 관리 체계구축, ESG투자활성화 통해 대응해야

(사진= AP)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저탄소 경제 정책으로 국내총생산(GDP)이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향후 30년 동안 GDP가 최대 7.4%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한은의 ‘기후변화 이행리스크를 고려한 은행부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온실가스 저감 비용이 빠르게 상승하는 2040년 이후 기후변화 이행리스크가 실물경제와 국내 은행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급격히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한은 측은 녹색금융협의체(NGFS)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및 배출 가격 경로를 기반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2.0℃ 이내로 억제하는 첫 번째 시나리오와 1.5℃ 이하로 억제하는 두 번째 시나리오에 맞춰 온실가스 감축경로를 설정했다. 그 결과 2050년에는 기후변화 이행리스크에 따른 GDP 손실규모가 지난해 대비 최소 2.7%에서 최대 7.4%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감소율로 따지면 2020년~2050년 30년 간 GDP 손실 규모는 0.09~0.25%로 나타났다.



GDP 감소 뿐만 아니라 고탄소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라 부채 부실화가 진행되면 국내 은행의 자본 건전성도 하락하게 된다. 국내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 하락폭은 2.6%포인트~5.8%포인트 수준으로 추정됐다. 연평균 하락폭은 0.09포인트~0.19%포인트 수준이다.

다만,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탄소 포집(화석 연료 사용시 발생하는 이산화 탄소를 모으는 기술)·활용·저장 기술이 2035년 이후부터 점차 상용화하고, 산업간 투입·산출 구조 등이 기준년과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이행 리스크 타격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신규 온실가스 저감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고탄소 산업 비중이 축소되는 경우 이행리스크는 상당폭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시스템의 안정성 훼손 방지를 위해 은행들은 기후변화를 고려한 리스크 관리 체계구축, ESG(환경·사회·지배구조)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기후변화 이행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고탄소산업 의존도를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