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커피 즐겨도 건강상 우려 없다”

by이순용 기자
2025.01.08 09:32:47

이탈리아 연구팀, 25년간 943명 추적 관찰 결과
고혈압약 복용 중이라도 커피 섭취 문제없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고혈압 환자라도 안심하고 커피를 즐겨도 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적인 커피 섭취가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 증가에 일절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Milano-Bicocca) 대학 내과 및 외과 귀도 그라시(Guido Grassi) 교수팀이 고혈압 환자 943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사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파멜라 고혈압 환자에서 습관적인 커피 섭취와 심혈관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Habitual coffee consumption and risk of cardiovascular and all-cause mortality in the PAMELA hypertensive population)는 심혈관 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Nutrition, Metabolism and Cardiovascular Diseases)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943명의 고혈압 환자를 25년간 추적 분석한 PAMELA(Pressioni Arteriose Monitorate E Loro Associazioni) 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를 커피 섭취 그룹과 비(非)섭취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 간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 차이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두 그룹 간 (통계상의)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판정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커피 섭취 집단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이 각각 15%ㆍ17% 낮았다. 연구 대상자(고혈압 환자)의 나이ㆍ성별, 혈압ㆍ고혈압약 복용 여부 등에 따른 두 그룹 간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에서도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나이가 많거나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라도 고혈압 환자가 커피를 즐기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며 “남성과 여성 고혈압 환자 모두 안심하고 커피를 즐겨도 괜찮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25년에 이르는 역대 최장의 추적 관찰 기간,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평가, 환자의 실제 혈압 측정 등이다.

한편 하루 다른 연구에서도 3잔 이하의 커피 섭취는 일반적으로 혈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Hypertension, 2011). 2022년 유명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한 메타분석 연구의 결론은 하루 2∼3잔의 커피 섭취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