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텔, '자율주행' 모빌아이 지분 매각 고려
by이소현 기자
2024.09.06 10:04:52
인텔 보유 모빌아이 88% 지분
일부 매각해 자금 조달 시도할 듯
블룸버그 "공개 매각, 제3자 판매 검토"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실적 부진으로 창업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시스템 제공업체인 ‘모빌아이’에 대한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모빌아이의 지분 88% 중 일부를 공개 시장에서 매각하거나 제3자에게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본사를 둔 회사이며, 2022년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했다.
인텔은 작년에 모빌아이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15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번에 모빌아이 지분을 더 많이 매각해 자금 조달을 시도한다면 어려운 시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모빌아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공급 과잉으로 생산을 줄이면서 3년 연속 연간 손실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주가가 약 71%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약 102억 달러로 감소했다. 또 모빌아이는 최근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조정 영업 이익 전망치를 분석가 예상치보다 크게 낮췄다.
인텔의 모빌아이 지분 매각 고려는 창립 56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나왔다.
인텔은 최근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친 데다 3분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치까지 밝히면서 주가가 20% 넘게 폭락하는 등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에 인텔은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축소하는 등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향후 성장을 가속하고 간소화된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인텔은 최근 컴퓨터와 통신 네트워크용 칩을 제조하는 네트워크 부문도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문 작년 매출은 약 3분의 1 감소해 약 58억 달러에 그쳤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는 반도체 업계에서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기 위해 새로운 공장 건설과 제조 기술의 신속한 개선 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뉴욕증시에서 이날 모빌아이 주가는 전장 대비 7.34% 감소한 12.62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