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멘트산업 온실가스 감축노력 속도 참고해야"

by김영환 기자
2024.05.27 12:00:00

김진만 시멘트 그린뉴딜委 공동위원장, ‘전세계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 추진 동향’ 세미나
“시멘트산업을 지원·육성하려는 유럽 각국의 전략적 판단 주목해야”
“기존 제도를 과감히 개정해 국내 시멘트산업의 활로 마련

[빈(오스트리아)=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시멘트 그린뉴딜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진만 공주대 그린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전세계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 추진 동향’ 세미나를 통해 “시멘트는 건축자재로서 대체 불가하다”며 “전량 해외 수입 시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전략 자원”이라고 말했다.

김진만 공주대 그린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사진=한국시멘트협회)
김 교수는 오랜 기간 시멘트 산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내 시멘트 업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학자로 꼽힌다. 특히 유럽, 일본 등 주요 시멘트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연성 폐기물의 순환자원 사용 활성화를 국내에 적극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선진국은 오는 2050년까지 연평균 9조달러(약 1경 2300조원)를 투입하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우리도 하루빨리 온실가스 감축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시멘트 산업에서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한 주요 수단은.

△국제에너지연합(IEA)에서는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시멘트 사용량 감축, 클링커(시멘트 생산 이전 단계의 반제품) 비율 감축, 열에너지 사용 저감, 전기에너지 사용저감, 대체 열원 사용 증대,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및 시멘트 생산 공정 개선을 밝히고 있다. 각국의 추진 정책도 기본적으로 IEA의 핵심지표로 분류해 세부적인 정량적 목표 달성을 설정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한 순간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기술개발과 다양한 제도 개선을 통해 실현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하므로 긴 호흡이 필요한 과제다. 대표적인 기술이 앞서 언급한 CCUS다.



아울러 시멘트 사용량 감축, 클링커 비율 감축 등 원료 전환과 순환자원을 유연탄 대체 열원으로 사용하는 연료전환 등 이미 개발된 탄소중립 기술은 자원순환을 기반으로 한 데다 산업적으로도 최대한 빨리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므로 관련 제도적 장치를 빨리 마련하고 동시에 개별 기술들은 고도화해 경제성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유럽 시멘트 산업을 국내 시멘트 산업과 비교해보자면.

△국내 시멘트 산업이 가야 할 방향과 속도,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 유럽은 다양한 혼합재를 활용해 석회석 비중을 최대한 줄인 혼합시멘트를 생산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차단한다. 철강 산업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시멘트와 혼합한 슬래그 시멘트 한 종류에 불과한 국내와 사정이 다르다.

화석연료인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 재활용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30 탄소중립까지 이 전략을 기본 방향으로 정하고 시기별 탄소중립 방안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한다.

-유럽 시멘트 산업과 국내 시멘트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공통점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원인 중 하나인 석회석을 일부 대체하는 저탄소 시멘트 생산 확대와 화석연료를 대신해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 가연성 폐기물을 순환자원 연료로 사용하는 데 있다.

전략면에서 차이는 없지만 속도를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미 유럽은 앞서 언급한 저탄소 시멘트의 제품군을 다양화 해서 온실가스 감축량을 늘리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슬래그 시멘트 외에는 저탄소 시멘트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유럽은 또 가연성 폐기물의 화석연료인 유연탄 대체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최대 100% 연료대체를 이뤄낸 시멘트 공장도 등장했다. 국내 시멘트업계의 연료 대체율은 35%에 불과하다. 국제 기준과 반대로 가고 있어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