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 진단]<8>스타벅스-(上)23년만에 맞은 황금기

by이정훈 기자
2015.03.22 16:34:57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커피 전문 체인점인 스타벅스(Starbucks)가 바야흐로 창사 이래 최고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전세계 어느 곳을 가나 두 개의 꼬리가 달린 바다의 신 `사이렌(Siren)`을 형상화한 초록색의 로고를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세계 방방곡곡에 양질의 커피를 제공한다”는 스타벅스의 사명이 잘 구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도 스타벅스는 요새 가장 핫(hot)한 주식 가운데 하나다. 사상 최고가를 찍고 덩치를 키우고 있는 스타벅스의 위력은 동종 업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3년전인 지난 1992년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할 당시 우리 스타벅스는 125개 매장을 가진 시가총액 2억5000만달러 짜리 자그마한 커피숍 체인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세계 66개국에 2만20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직원수만 해도 30만명에 이르고 있다.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인 7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올해 정례 주주총회를 주관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처럼 지난 23년간의 회사 역사를 회고하며 주주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이끌어 냈다.

최근 둔화세가 뚜렷한 소매업종에 포함돼 있는 스타벅스의 성장성은 눈부시다. 리서치업체인 테크노믹이 최근 발간한 `2015년 톱500 체인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는 127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119억달러인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를 앞섰다. 스타벅스가 레스토랑 체인중 2위로 올라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맥도날드가 358억달러로 1위를 고수했지만, 그 차이는 계속 줄고 있다.

미국내 톱5 레스토랑 지난해 매출과 성장률 비교 (단위:%,억달러)


대런 트리스타노 테크노믹 수석 부사장은 “스타벅스 매출은 늘고 있고 맥도날드 매출은 줄고 있다”며 “만약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15년 이내에 스타벅스가 맥도날드를 앞지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내 매출은 스타벅스가 8.2% 늘어난 반면 서브웨이는 3.3%, 맥도날드는 1.1% 줄었다.



스타벅스는 2015회계연도도 산뜻하게 출발하고 있다. 지난 1분기(작년 10~12월)에도 9억8310만달러, 주당 1.30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도 48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3% 늘어났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을 놀래킨 또 하나의 이벤트는 슐츠 CEO가 발표한 깜짝 액면분할 소식이었다. 그는 주주총회가 시작되자마자 인삿말을 마친 뒤 “우리는 회사 주식 액면을 2대 1로 분할하기로 했고 이미 이사회 승인까지 받은 만큼 주주들은 이달말부터 주당 한 주씩 더 보유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의 액면분할 발표는 지난 2005년 10월 이후 9년 5개월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통상 액면분할을 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늘어난다. 유통 주식수가 늘면 주식가치는 희석되고 만다. 그러나 주가가 계속 오르는 기업이라면 유통 주식수가 적으면 오히려 거래가 잘 안돼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주식을 쪼개 거래량을 늘리면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생긴다. 결국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는 스타벅스의 액면분할은 그 만큼 주가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1년간 스타벅스 주가 추이


실제 뉴욕증시에서 스타벅스 주가는 99.20달러까지 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8% 상승한 스타벅스 주가는 올들어서만 지금까지 24% 상승하고 있다.

스캇 모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액면분할로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2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소폭 상향 조정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당초 스타벅스는 2분기에 EPS가 64~65센트, 올 연간 EPS가 3.09~3.13달러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액면분할후에는 2분기 32~33센트, 연간 1.55~1.57달러로 조금씩 높아졌다.

현재 월가에서 스타벅스를 커버하고 있는 29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23명이 스타벅스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6명은 `보유`를 유지하고 있다. 또 이들의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97.24달러로, 현 주가대비 6.36%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