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4.06.02 12:00:00
1분기 개별기업 매출·영업이익 증가
연결 기준으로는 감소..''낙수효과는 아직''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내 기업들의 개별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자회사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수익성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기업들 외형과 내실 모두 나아진 반면 아직 자회사 실적으로까지는 확대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697개사 중 비교불가능한 71개사를 제외한 626개사의 1분기 개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285조610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4% 늘었다.
외형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개선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17조55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96% 늘었고 순이익도 15조8654억원으로 4.10%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도 각각 6.15%, 5.55%로 작년 1분기보다 0.55%포인트, 0.16%포인트 개선됐다.
하지만 연결 재무제표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69개사 중 67개사를 제외한 502개사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5조797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8% 감소했다.
연결 매출액은 458조4409억원으로 1.19% 늘었지만 수익성은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연결기준 매출액영업이익률도 5.63%로 전년대비 0.15%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율에 따른 순이익은 8558억원으로 4.88% 늘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연결 재무제표가 내부거래를 제거한 수치라 이중으로 계상된 손익을 제거해서 볼 수 있다”며 “개별로는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연결 기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실제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의료장비 업종 매출이 44.78% 급증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의약품, 운수장비, 서비스업 등도 4~5%대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밖에 전기전자, 유통, 음식료품, 전기가스, 건설, 섬유의복 등 총 10개 업종의 매출이 늘었다.
반면 1분기 조선·해운업황 부진으로 운수창고업종 매출액이 7.15%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업황이 좋지 않았던 철강금속 매출액도 3.85% 위축됐다. 통신업, 화학, 비금속, 종이목재, 기계 등 총 7개 업종의 매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순이익 면에서는 유통업종 흑자가 작년 1분기보다 50.79% 늘었고 전기전자와 섬유의복, 음식료품 순이익도 2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금속, 건설, 기계는 흑자전환했다.
통신, 철강금속, 의료정밀 등 8개 업종의 순이익은 감소했고 특히 운수창고 업종은 적자로 돌아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통 자회사는 규모가 작은데 자회사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은 낙수효과가 약해서 모회사 실적개선 훈풍이 자회사까지 불어오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모회사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니 1~2분기 시차를 두고 자회사에까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