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태선 기자
2013.06.05 15:47:21
이번주 법정관리 '분수령'..7일 이사회 예정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STX팬오션이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STX팬오션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건설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5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STX팬오션의 예비실사를 실시한 결과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커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TX팬오션(028670) 측은 이날까지 산업은행에 긴급 유동성 자금 2000억원을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팬오션의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인수를 포기하면 결국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해 법정관리 밖에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는 얘기다.
아직까지 법정관리 결정에 대해 STX그룹이나 산업은행 모두 함구하고 있다.
STX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STX팬오션에 관해 법정관리 등 결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오늘 이사회가 열렸었지만 이 같은 방안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유동성 위기인 만큼 채권단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다”면서 “그룹 입장에서는 산업은행이 인수하거나 자금이 지원돼서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측은 “STX팬오션 인수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팬오션 측에서 요구했다는 긴급 유동성 자금에 대해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STX팬오션의 향배는 이번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STX그룹은 산업은행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으면 오는 7일 STX팬오션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STX팬오션은 배선령 대표이사가 경영 악화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후임으로는 유천일 STX팬오션 경영지원부문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TX팬오션은 그룹 내 계열사에 주문해놓은 물량이 많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계열사 정상화까지 줄줄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비공개와 공개 매각에서 모두 실패한 STX팬오션은 지난 1분기에만 당기순손실 715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