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부 비난, 두렵지 않다"

by강경지 기자
2012.02.08 15:30:35

취임 100일 시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소회 밝혀

[이데일리 강경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금세 바꿀 수 있는 일은 전광석화처럼 바꾸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취임 100일 시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서울시민이 투표로 결정한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 확대 실현으로 복지에 대해 철옹성 같기만 하던 논의가 여러 곳에서 바뀌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투표효과', `시민효과'이며 그렇게 세상은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꿈꾸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싶다”며 “시민의 꿈을 만들어줄 순 없지만, 꿈을 꿀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메이커는 마라톤 등에서 주전선수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투입된 선수를 말한다.



그는 “서울시의 일을 해 보니 이해관계가 다양해 모두를 만족시킬 수가 없는 것이 참 어려웠다”며 “때로는 두렵거나 힘들기도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힘들다는 느낌이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했다.

그는 대중교통요금 인상 정책을 발표한 지난주가 시장 취임 후 가장 힘든 한 주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제가 벌여놓은 일이 아니라고 해도 서민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발표해야 했다”며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는 시장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러웠다”고 했다.

또 “공공의 이익, 시민의 행복을 위하는 일이 제게는 잘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라며 "국토부, 외교부,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서 서울시가 하는 일을 비난하기도 했지만 두렵진 않았다. 우리 스스로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두려울 뿐”이라고 했다.

시청 신청사에 대해서는 “새 건물을 보면 저도 위축이 된다. 시민들이 저 공간을 편하게 내 집처럼 드나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물이 서두르지 않고 바위를 뚫고 대지를 적시듯이 커다란 변화를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 10년은 사람을 위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10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