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진정은 심리회복이 관건"

by양미영 기자
2004.05.17 14:32:36

전문가진단, "기술적 지지선 의미없어"
"낙폭과대보다 유가안정 등 변수 주목"

[edaily 양미영기자] 주가가 또다시 나락을 모르고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적인 펀더멘털 악재에 더해 수급마저 이미 무너진 상황에서 고유가 등 외부 변수들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지금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심리 회복을 가장 큰 관건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심리 회복에 앞서 현재 아시아 시장을 둘러싼 외부적 변수, 특히 고유가 부담이 진정되는 것이 가장 선행되야 할 숙제로 지적했다. 전략적 대응보다는 외부 변수추이를 먼저 타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펀더멘털→수급→심리 악순환..매수 의지 상실 이날 지수 급락 역시 새로운 악재에서 돌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모멘텀 둔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펀더멘털에서 시작됐지만 수급이 크게 훼손된 후 매수 주체가 사라졌고, 저가 메리트에도 불구, 투자심리가 위축으로 소량의 매물에도 지수 낙폭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특히, 고유가 부담과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으로 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이날 급락의 경우 딱히 매도주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악재가 새롭게 불거진 것도 아니다"며 "시장 심리가 너무 안 좋은 것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 심리가 급랭하면서 매도세가 과도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시장은 기존 악재들이 더 악화되는 것을 전제로 매물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팀장도 "지수가 빠지는 것은 어떤 악재라기보다 시장이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며 "특별히 많이 팔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느 매매 주체도 책임을 지지않으려다 보니 조금이라도 지수가 오르면 물량을 털겠다는 심리만 팽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증시가 모두 안좋게 흐르면서 어느 시장 하나가 빠지면 다른 시장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는 부정적인 역할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SK증권 오상훈 팀장은 "수급 불안이 큰 상황에서 이날은 개인들의 랩어카운트 관련 손절매가 이어지면서 수급 주체들이 돌아가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양상"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바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펀더멘털 상으로 하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5월에 고점을 찍었고 경기선행지표들도 막바지"라고 설명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도 "현재로서는 어떤 재료나 수급, 밸류에이션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조그만 악재에도 장이 무너지는 상황이고 악재가 세계적인 상황인 만큼 우리 시장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관건은 심리..유가 행보 주목 결국 향후 시장의 급락세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심리 회복이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심리를 흔들고 있는 고유가 부담이 먼저 가닥히 잡혀야 시장도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기반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오 위원은 "결국 기술적인 지지선은 의미가 없으며 투자심리가 어떻게 회복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미 반등이 나왔어야 할 시점은 지났으며 700선 지지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아시아 증시가 먼저 안정되야 하고, 유가 상승세가 진정되야 지지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원 팀장은 "유가가 어떤 형태로든 안정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하루하루 지표가 눈으로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이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훈 팀장은 "단순히 싸기 때문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술적 반등이 있겠지만 강세장의 경우 대부분의 갭이 메꿔지는 반면 약세장에서는 50% 미만 정도만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세중 연구원도 "결국 자신감 회복이 관건이라며 일단 미국의 금리 문제나 중국 모멘텀 악재는 반영이 된 만큼 유가 반전이 가장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유가가 반전할 경우 투자자들도 자신감을 일부 회복해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