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지역경제 보합세…"향후 정치상황 따른 하방리스크↑"
by정두리 기자
2024.12.23 12:00:00
한국은행, 4분기 지역경제보고서 발간
제조업·서비스업 보합세…전분기 수준 ''유지''
반도체 증가했으나…석유정제·화학, 철강 감소
운수업, 경기 끌어올렸지만 부동산·음식점 부진
"향후 대내외 불확실성과 中 가격·기술경쟁 심화"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4분기 지역 경제가 제조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보합세를 나타내며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향후에도 지역경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하방리스크는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과잉생산 및 저가 수출에 따른 경쟁 심화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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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2024년 12월)’에 따르면 4분기 제조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보합세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석유정제·화학, 철강 등이 감소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운수업 등의 생산은 전체 경기를 끌어올린 반면, 부동산과 음식점업 등은 부진했다.
권역별로 보면 7개 권역 중 대경권이 소폭 개선됐고, 호남권·동남권·제주권은 소폭 악화됐다. 소폭 개선은 장기평균 수준의 성장을 의미한다. 수도권·강원권·충청권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1~11월 전국 통관기준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8.3% 늘어났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화가 심했다. 수도권 수출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16.4%의 증가울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국내 수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향후 수출 전망도 수도권 기업들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권은 선박을 제외한 주력 품목인 석유화학·제품, 철강 등 수출이 모두 줄어 4.6% 감소했고, 대경권은 화공품과 철강 수출 감소로 5.9% 감소하며 5개 권역 중 가장 부진했다.
생산 부분을 봐도 제조업은 반도체가 고성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석유정제·화학, 철강 등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감소하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화물 물동량이 증가했으나 주택거래 위축, 높은 외식물가 지속 등으로 전분기 수준을 지속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 소비가 소폭 증가했으나 재화 소비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설비투자는 HBM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누적된 착공실적 부진과 높은 수준의 미분양물량 지속 등의 영향으로 소폭 줄었다.
수출은 반도체가 높은 수준을 이어간 가운데 선박, 자동차가 증가했으나, 석유정제·화학 등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전분기 수준을 지속했다.
한은은 향후 지역경제는 4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하방 리스크는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정치, 글로벌 통상정책 등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희완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은 “미국의 보편 관세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업종별로 차별화된 분위기였다”며 “철강, 자동차 부문은 우려가 가장 컸고 중국과 경쟁이 심한 기업들은 차등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 수혜를 기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생산은 향후 자동차가 다소 개선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은 향후에도 부동산업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점차 회복되면서 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간소비의 경우 소비는 물가상승률 둔화,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가계 소비 여력 개선 등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향후 반도체 첨단공정 투자,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설비증설이 이어지겠으나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보합세가 예상되며, 건설투자는 신규착공 및 수주 위축의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 등으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중국과의 가격 및 기술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 등을 통해 중국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올해 4분기 중 15개 지역본부가 실시한 업체 모니터링 결과 및 입수 가능한 통계 등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11월 하순경에 실시해 비상계엄 선포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