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 승강기로 쫓아와 싸커킥…경비원 폭행 30대 “기억 안 나”

by강소영 기자
2024.12.10 09:56:45

아버지뻘 70대 경비원 폭행한 30대
놀란 피해자 승강기로 도망가자 계속 폭행
현재 구속수사 중…가해자 “술 취해 기억 안 나”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이 73세 경비원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한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는 A씨는 지난 4일 “3층에 술 취해서 난동 부리는 사람이 있다. 도와달라”는 입주민의 연락을 받고 올라갔다.

현장에서는 30대 남성 B씨가 횡설수설하며 남의 집 현관문에 은행 카드를 대고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A씨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라고 막자 B씨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고.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A씨는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찾았지만 1층 관리실에 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사무실로 내려가 휴대전화를 갖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사건은 이때 벌어졌다.

B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A씨의 목을 잡고 벽으로 밀친 뒤 복부를 향해 발로 싸커킥을 하며 폭행한 것이다.

공개된 CCTV에도 갑작스러운 폭행으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진 A씨가 주저앉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에도 B씨의 폭행은 더욱 심해졌다. A씨는 열려 있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기어갔고 이를 본 B씨는 더욱 세게 발로 A씨를 걷어찼다.

피해자 A씨는 당시에 대해 “엘리베이터서 내려 두 발짝도 안 갔는데 갑자기 달려들어 벽에 밀치는 바람에 머리가 벽에 부딪혔다”며 “순간 정신이 멍해져 주저앉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그랬더니 구둣발로 막 옆구리를 차더라. 그래서 기어서 엘리베이터를 타러 도망갔는데도 쫓아와서 엘리베이터 내에서도 계속 찼다”면서 “1층까지 내려갔는데 그 사람이 한눈파는 사이 관리실로 들어가서 문을 잠가버렸다”고 전했다.

황급히 문을 잠근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그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B씨가 또 해코지할까 봐 무서웠다”며 “B씨는 3년간 일하면서 그날 처음 봤다. 건물에 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A씨는 뇌진탕과 혈뇨 등 신체적 후유증과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건 발생 직후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B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아들은 ‘사건반장’에 “가해자 B씨는 현재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며 “B씨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못 받았고, 남성의 친척에게서만 ‘죄송하다’라는 사과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 예정이고 합의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