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2210원 요구…인상률 26.9%
by김은비 기자
2023.06.22 14:42:07
최임위 근로자위원, 최초 요구안 발표
구속된 근로자위원 직권 해촉에 유감 표명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2210원을 제시했다.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적용)은 255만1890원이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620원)보다 26.9% 많은 금액이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역 인근 도로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실질임금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측은 22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최초요구안’을 발표했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노동계), 사용자위원(경영계), 공익위원(학계 등)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 최저임금 심의기구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그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근로자위원들은 인상의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 소비 활성화 △노동자 가구 생계비 반영을 통한 최저임금 인상 현실화 △악화하는 임금 불평등 해소 △산입 범위 확대로 인한 최저임금 노동자 실질임금 감소 등을 들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안 근거로 가구생계비를 들었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로 환산한 내년도 적정 생계비는 1만4465원이다. 노동자 가구의 경상소득 대비 노동소득의 평균 비율은 84.4%인데, 1만4465원의 84.4%는 노동계가 이날 제시한 1만2210원이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제도의 근본 취지, 최저임금 노동자의 가구원 수 분포, 국제기구 권고, 최저임금위 제도 개선위원회 의견 등을 고려하면 가구 생계비가 최저임금 결정의 핵심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들이 이날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지는 불분명하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동계는 9명의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 중 1명인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고용노동부가 직권 해촉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부는 정상적인 교체 과정을 밟지 않고 품위 유지를 이유로 김 사무처장을 강제 해촉했다”며 “해촉 사유는 노동부의 자의적인 판단일 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될 때 흉기를 휘둘러 진압을 방해했다는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지난 2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