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모터스포츠 결산]KSF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10
by김형욱 기자
2015.12.03 10:05:51
[이데일리 카홀릭팀 김학수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후원하는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의 최고 클래스인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10 클래스는 아트라스BX 레이싱팀이 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 출전을 선언하고 대회를 떠난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참가 팀을 확보하지 못하고 단 두 팀만이 출전하게 됐다. 게다가 올 시즌 초에는 국내 최고의 명문 레이싱 팀으로 평가 받는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의 출전이 불투명했던 만큼 10 클래스 폐지설까지 들려왔었다.
어렵사리 개막 직전 참가 신청을 하고 대회에 출전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지난 해 20 클래스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김재현을 10 클래스로 끌어 올려 최명길-오일기 그리고 김재현으로 이어지는 신구조화가 돋보이는 트로이카를 완성했다.
한편 서한-퍼플 모터스포트는 에이스 김종겸의 군 입대를 대비하여 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에서 활약한아트라스BX 레이싱의 김중군과 정회원을 영입하며 10 클래스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로써 10 클래스는 최명길, 오일기, 김재현, 장현진, 김중군, 정회원 그리고 개막전 후 입대할 김종겸까지 총 7명의 선수로 개막전을 맞이했다.
| KSF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10 본경기에 앞서 관람객에게 공개된 서한퍼플모터스포트 김중군 선수의 레이싱카. 카홀릭 |
|
시즌 종합 포인트를 살펴보면 서한-퍼플 모터스포트의 장현진이 올해 치러진 7경기에서 다섯 경기를 쓸어 담았다. 특히 인제스피디움에서 더블 라운드로 치러진 5전과 6전을 모두 쓸어 담고 최종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쏠라이트 인디고를 억누르는데 성공했고 그 결과 시즌 포인트 168점을 획득하며 2위인 김중군과 41포인트라는 큰 차이로 시즌 종합 챔피언에 올랐다. 이는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늘 최강의 자리에 있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장현진에게 있어 개인 통산 첫 종합 우승의 영광이었다.
시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도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비록 개막전에서 우승을 장현진에게 빼앗기긴 했어도 송도 스트릿 서킷에서 펼쳐진 2라운드에서 탄탄한 전력 그리고 안정적인 운영의 강점을 내세우며 최명길, 오일기 그리고 김재현이 모두 포디엄에 오르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불운은 곧바로 이어졌다. 3라운드를 앞두고 오일기가 골절상을 입으며 임채원을 대신 내보냈지만 박스카에 적응하지 못한 임채원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김중군과 정회원에게 포디엄을 내줬고, 이어지는 4전에서도 좀처럼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하고 서한-퍼플 모터스포트에게 끌려 다니는 모습이었다.
특히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의 강점이라 할 수 있던 피트 스톱 전략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피트 스톱 도입 이후 꾸준히 가장 빠른 피트 스톱 기록과 실수 없는 타이어 교체로 경기 중반 반전의 기회를 가져온 일이 많았지만 올해는 여의치 못했다. 실제로 서한-퍼플 모터스포트에서 빠르진 않지만 뒤쳐지지 않은 속도, 그리고 치밀한 타이밍에서 나오는 피트 스톱 전략으로 역전의 토대를 여러 번 마련했기 때문이다.
|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팀 최명길 선수의 KSF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10 경기 모습. 카홀릭 |
|
그러나 KSF의 가장 큰 문제는 레이스에 한정 된 것이 아니라 레이스 전반에 걸쳐 있었다.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과 서한-퍼플 모터스포트의 1:1 경쟁이 된 후 두 팀은 기록 경쟁 보다는 경기 중 발생하는 상황에 따른 심사와 차량 기술 규정 등의 갈등 등이 수도 없이 이어졌다. 또한 레이스 전반에 걸친 잡음도 많았다. 레이스 중 배틀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고의적인 충돌이 의심되는 경우도 곧잘 보였다.
덕분에 경기 종료 후 시상식이 치러진 후에도 공식 결과가 나오지 않아 늦은 밤 순위가 뒤집어지는 경우도 허다했고 각 팀의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내용을 SNS를 통해 성토하고 비난하는 모습도 더러 있었다. 특히 모 팀에서는 대회 불참을 언급하는 게시글도 있어 주목 받았다. 덕분에 KSF를 지켜보는 관람객들은 ‘레이스로 한 번, 심사로 또 한 번’ 경기를 본다는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시즌 최종전에는 경기 중 최명길이 보인 이상 행동에 대한 패널티와 심사 결과 철폐 등 일련의 과정에서 나온 잡음도 엄청났다. 경기 중 차량 문제로 피트에 들어온 최명길은 오피셜에게 리타이어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지만 휠을 발로 툭 치며 헬멧 끈을 푸는 모습이었다. 대회 심사측은 이에 최명길을 실격 처리 했으나 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서는 이를 리타이어로 볼 수 없다며 실격을 철회했다.
이에 아마추어와 프로의 많은 선수들이 ‘경기 중 차량에서 내려 턱끈을 풀고 잠시 쉬었다가 레이스에 복귀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냐’라며 성토했고 KSF 심사위원회는 대한자동차경주협회의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의 문서를 작성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덕분에 곧이어 이어진 슈퍼레이스에서 ‘경기 중 차량에서 내리면 리타이어로 간주하겠다.’라는 특별 규정이 발표되기도 했었다.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10 클래스는 KSF 최고 클래스라는 이름 외에는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형세다. 속도나 규모 면에서 CJ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슈퍼 6000 클래스에 밀리고 있으며 단 두 팀만이 출전하여 레이스 내외로 싸우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KSF 역시 비난의 대상이다. 같은 그림, 같은 비난을 받은 2년이 지났다. 이제 두 팀과 KSF는 2016년 시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때가 됐다. 과연 두 팀과 KSF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