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전문가 71%, 산업자본 인터넷은행 지분한도 50% 확대 부정적”

by김현아 기자
2015.08.17 11:21:00

경실련, 학계·연구자 등 전문가 85명 설문 결과 발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과도한 결합으로 인한 금융리스크 증가할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전문가 전자우편 설문조사 결과, 금융위원회의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6월 17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소유 한도 50% 확대 ▲최저자본금은 일반 시중은행의 절반인 500억원으로 하향 ▲일반은행과 동일한 영업범위 허용 ▲건전성 규제 일시적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한 후, 12월 예비인가를 목표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경제·경영·법학 전문가 85명을 대상으로 2015년 6월 29일 (월) ~ 7월 24일 (금) 약 3주 간 전자우편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소유구조 방안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소유한도를 50%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71.76%(61명)이 부적정하다고 평가했다.

부적정한 이유로는 과도한 지분보유 한도 확대로 인한 중견재벌의 사금고화 전락 우려’ 63.49%(40명), 이어 ‘산업자본의 과도한 은행 지분보유로 인한 금융자본의 부실’ 30.16%(19명) 순으로 답했다.

더불어 적정한 소유구조 방안으로는 ‘현 은행법대로 4% 범위내에서만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 소유 허용’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전문가 46.15%(30명)가 답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예외 없이 현 은행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최저자본금을 시중은행의 절반인 500억원 하향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50.59%(43명)으로 나타났다. 최저자본금 500억원으로 하향한 것이 부적정하다고 보는 이유로는 ‘동일한 업무를 하는 은행임에도 시중은행보다 낮기 때문’과 ‘무점포 은행이라는 리스크로 인해 시중은행 보다 높여야 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36.36%(16명)로 동률을 나타냈다.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최저자본금 수준으로는 ‘시중은행과 동일한 1000억원’이 58.14%(25명)으로 가장 높았다. 최저자본금 기준도 일반은행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소 앞섰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초기임을 감안해 일시적 완화해준 건전성 규제에 대해서도 62.35%(53명)이 부적정하다고 평가했다.

부적정한 이유로는 건전성 규제에는 예외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가 54.55%(3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전문은행 이므로 더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34.55%(19명)로 뒤 따랐다. 적정한 건전성 규제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예외 없이 설립초기부터 일반은행과 동일하게 BIS자기자본비율은 BaselⅢ,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80%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76.36%(42명)으로 제일 많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계좌개설시 실명인증의 적절한 방법에 대해서는 ‘방문 없이 신분증 사본 온라인 제출, 영상통화 등 비대면으로 실명확인’ 등의 방법이 적절하다는 전문가는 38.82%(33명)이었지만 현재와 동일한 실명인증 방법 적용도 35.29%(30명)도 비슷하게 답변했다.

또한 전담직원 방문 후 실명인증 등 대면 실명인증 방법에 대해 18.82%(16명)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답변을 종합하면 비대면실명인증의 편리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나 과반수 이상이 현재의 대면 실명인증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서 경실련은 비대면 실명인증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방안이나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리한 비대면 실명인증 추진보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대비책 마련과 사회적 합의가 선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예상되는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과도한 결합으로 인한 금융리스크 증가’ 할 것이라는 예상이 23.53%(2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벌의 사금고화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16.47%(14명)로 뒤를 이었다. 답변을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부정적효과를 예상했다. 이외에도 신용카드업 허용 등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