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4.06.26 14:20:25
1분기 GDP, 의료비 등 소비지출 감소·수출 둔화
백악관 "1분기 미국 경제활동, 실제론 더 좋았다"
월가 "1분기는 지난 일..2분기 지표에 주목해야"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3%에 가까운 역(逆)성장을 했다.
올해 초 미국 전역을 강타한 한파와 폭설의 여파로 기업 지출에서 주택 건설에 이르기까지 경제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된데다 수출, 기업 재고 등도 이전 집계 때보다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1분기 1%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증가폭을 기록했다. 미국은 2009년 1분기 GDP 성장률이 -5.4%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기대비 -2.9%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미국 GDP가 지난 2009년 1분기 -5.4%를 기록한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미국 정부는 GDP 성장률을 잠정치→수정치→확정치로 나눠 세 차례 발표하며 이날 내놓은 통계는 확정치다.
1분기 GDP 확정치가 크게 하향 조정된 데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소비자 지출과 수출이 훨씬 약하게 집계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바마 케어가 실시되면 의료 관련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올해 첫 3개월 동안 의료 관련 지출은 64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399억달러(약 40조5623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서비스 관련 소비자 지출은 1.5%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식료품 등 일일 소비품목에 대한 지출도 소폭 감소했다. 기업 재고는 516억달러 규모에서 459억달러로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은 6% 감소에서 8.9%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오전 1분기 GDP 결과가 크게 신경쓸 것이 아니라는 요지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1분기 GDP와 관련해 △수출 감소와 재고투자 둔화 등 변동성이 높은 요인들이 크게 작용했고 △GDP 성장률 하향 조정 원인이 의료 관련 지출과 순(純)수출 등 2가지 지표에 집중돼 있으며 △GDP에 의해 측정된 경제활동이 다른 기관이 측정하고 발표한 지표보다 낮고 △날씨 영향이 크며 △의료 관련 비용은 변동성이 커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등 다섯가지 사항을 지적했다.
그는 또 이날 발표 결과가 변덕스런 요인에 따른 것이며 1분기 총노동시간이 연율 1.4% 증가하고 산업생산이 2.1% 늘어나는 등 다양한 지표들로 미루어볼 때 1분기 실제 경제활동은 GDP로 측정된 것보다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GDP 결과와 관련해 완전히 날씨 때문만은 아니라면서도 2분기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앞서 매크로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미국 경제가 올 2분기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스 포셰 PNC 파이낸셜 서비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 악화는 오래된 뉴스이고 올 연말까지 경제 활동은 더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기업들은 월 평균 20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시장은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실업률을 끌어내리고 지출을 늘리며 주가와 집값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이코노미스트도 2분기 지표에 더 주목했다. 그는 “올 2분기 경제는 반등할 것이다. 우리는 2분기에 경제가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 1분기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 등 출구전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기존 테이퍼링(tapering·QE 규모 축소)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전후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