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천승현 기자
2014.04.01 12:00:00
복지부, 자살실태조사 결과 발표
자살시도자 연령대별로 특이 행동 공통점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자살시도자 2명 중 1명 가량은 음주 상태에서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증질환에 걸린 사람의 초기 6개월 미만인 집단이 자살 위험이 높았고 자살시도자의 공통된 징후로는 ‘과거 행동에 대한 반성’의 모습을 보였다.
1일 보건복지부는 자살의 원인을 밝히고 자살 사망자 및 자살의 위험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 72건의 자살사망 사례에 대한 심리적 부검, 사망자 통계분석, 자살시도자 면담 등이 이번 조사에 활용됐다.
지난해 17개 대형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13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조사 결과 자살시도 이유로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로 가장 높았다. 대인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31.2%)와 경제적 문제(10.1%)도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술을 마신 후 자살을 시도하는 빈도가 높았다. 자살시도자의 44%가 음주상태로 조사됐으며 남성은 50%, 여성은 40%가 음주 후 자살을 시도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8848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자살시도자 중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236명으로 전체의 2.7%에 달했다. 연간 10만명당 약 700명에 달하는 수치로 일반 인구의 자살 사망률(2012년 10만명당 28.1명)보다 약 25배 높았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1.9배 높았고 남성 자살 사망자의 절반이 자살시도 7개월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자의 사망 1년 전 의료 행태로는 남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상해, 여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소화기계 질환의 의료이용 증가율이 높았다.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 걸린 사람의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 진단 후 5년 이상 경과한 집단에 비해 암 진단 6개월 미만인 집단에서 자살위험도가 남자는 2.6배, 여자는 3.0배 높았다.
복지부는 자살사망자의 유가족 심층 면담 등 심리적 부검을 통해 연령대별로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행동, 정서감정 등 위험징후를 밝혀냈다.
20대 이하의 경우 SNS의 사진·문구가 자살 관련 내용으로 바꾸는 등 죽음을 위한 신변정리를 하는 행동이 보였다. 또 경계심·불안감이 증복되고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30~40대는 알코올 복용이 심해지고 주변인에서 가족까지 관계 단절이 확장되는 특징을 나타났다.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비는 등의 행동과 언어 징후도 보였다.
50~60대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와는 다르게 호의를 베푸는 등 특이한 행동을 하고, 자식들에게 ‘어머니(혹은 아버지) 잘 모셔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등의 위험 징후가 나타났다.
복지부는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적극적인 자살예방을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심층적인 자살원인 분석을 위해 심리적 부검을 확대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참여형 생명존중문화 조성 캠페인고 자살취약계층을 위한 보건과 복지 서비스를 연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