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용운 기자
2014.02.19 14:01:22
서울시 170억 들여 택시 소액 결제 지원
카드 결제기 고장 시 한국스마트카드가 요금 대납
안심귀가 서비스 이용시 승하차 정보 등 보호자에 전송
공항버스 환승 시 요금 할인 서비스도 제공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서울 성북구 정릉에 사는 직장인 문정수(40)씨는 얼마 전 술자리를 마친 뒤 종로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택시 안에 가방을 놓고 내렸다. 하지만 문씨는 어렵지 않게 가방을 찾았다.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한 이후 영수증을 챙긴 덕분이다. 영수증에는 택시기사 이름과 연락처가 기재돼 있어 바로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서울의 택시요금 카드 결제 비율이 2007년 택시 카드결제기 도입 6년만에 60%에 육박했다. 서울시는 카드 결제를 독려하기 위해 택시회사엔 카드 수수료를 지원하고, 승객들에겐 환승 할인, 무서명 결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 결제가 확산될수록 택시회사의 재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택시기사 처우와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술에 취해 귀가하는 직장 동료가 걱정된다면 ‘카드 선승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다. 이 서비스는 택시를 탄 다음 출발 전에 미리 카드를 결제기에 접촉, 카드 결제를 먼저 승인해 두는 것을 말한다. 하차 때 카드를 다시 접촉할 필요 없이 택시기사가 결제 버튼만 누르면 요금이 결제된다. 본인의 카드로 택시비를 선승인하면 카드사용 SMS 문자 메시지로 안전히 귀가했는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아예 ‘택시 안심귀가서비스’를 이용한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서비스는 택시에 승차한 뒤 카드를 선승인하면 미리 등록해둔 보호자에게 승차시각, 차량번호, 승하차 위치가 문자로 전송된다. 택시안심귀가서비스 홈페이지( http://www.taxiansim.com/)에서 사전에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여자 친구가 애주가이거나, 야근이 잦다면 이용해 볼 만하다.
현금이 없는데 택시 카드결제기가 고장났다고 해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주변 편의점에 차를 세우고 현금을 찾을 필요 없이 ‘1644-1188’로 전화를 걸어 신고한 뒤 하차하면 된다. 결제기 고장으로 내지 못한 택시비는 결제시스템 운영사인 한국스마트카드사가 대신 낸다.
카드를 이용해 택시를 결제하면 공항버스와 리무진 버스 환승 시 할인 혜택을 받는다. 공항버스는 1000원, 리무진은 2000원이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대금 청구 때 차감되고 티머니는 현금과 동일한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자주 택시를 이용한다면 연말정산 때 카드 이용액이 늘어나 환급금이 많아지는 건 덤이다.
특히 택시요금 카드 결제는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택시회사들은 택시요금과 사납금을 현금으로 주고 받는 관행 때문에 탈세나 회계부정 등을 저질러도 적발이 쉽지 않다. 서울시는 카드 결제 비율이 높아지면 택시회사의 재정을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돼 택시기사의 처우와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카드결제가 활성화되면 궁극적으로 택시업계의 수입구조가 투명해지고 이를 근거로 택시업계에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기가 쉬워져 결국 시민들에게 이익”이라며 “소액이라도 카드로 결제하는 습관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