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정부 무역금융 달러지원 끝나나
by하수정 기자
2009.10.07 16:00:00
이달 수출입금융지원용 만기도래 14억불 상환될 듯
정부 "수요없으면 역할 끝"..은행, 시장조달 선회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정부가 기업들의 수출입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공급하던 단기 외화를 이달 중 거의 회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는 빠르게 하향안정화됐고 은행들은 정부 지원없이도 수출입금융 자금을 충당할 수 있어, 외화자금시장이 사실상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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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시중은행에 수출입금융 지원용으로 공급한 자금 잔액은 17억9000만달러다.
외국환평형기금에서 공급되는 수출입금융 지원용 외화는 지난 2월 최대 108억달러까지 시중에 풀렸다가 이제 6분의 1 정도만 남게 됐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달러 품귀현상이 벌어지자 정부에서 수출입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공급한 달러가 대부분 회수된 것이다.
| ▲ 무역금융지원용 정책자금 가산금리(중소기업 1차분 기준) 및 머니마켓 3개월물 가산금리(은행별로 다를 수 있음)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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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는 19일 남아있는 잔액 17억9000만달러 중 14억달러가 만기도래한다. 은행들이 이를 모두 상환하면 남은 금액은 3억달러도 못 미친다.
정부 관계자는 "롤오버할지 상환할지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면 된다"면서 "정부는 은행의 수요가 있을때 정책자금 공급을 유지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모두 상환을 하면 정부의 역할은 끝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부분 이번 달에 만기도래하는 자금을 롤오버하지 않고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나머지 잔액 역시 연내에는 모두 갚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일찌감치 갚았고 국민은행, 외환은행, 농협, 기업은행 등이 소액 남아있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정부의 수출입금융 지원용 자금을 상환하고 있는 것은 최근 시장 조달 비용이 더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가 공급한 수출입금융 지원용 달러,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자금은 일반 유동성 공급용 자금과는 달리 비교적 낮은 금리로 공급돼 왔다. 수출입금융 지원용 달러 중 가장 금리가 낮은 3개월짜리 중소기업지원용 1차분은 지난해 10월 라이보(Libor) 가산금리 220bp에서 올 4월 200bp, 7월 150bp, 지난 달 말 125bp로 인하됐다.
이 자금의 금리를 결정할때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시장 금리를 조사, 평균치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그렇다해도 최근 시장이 워낙 급변하다보니 어느 정도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직후 정부 자금이 지원되기 시작할 때만 해도 시중은행들은 달러 구경하기조차 힘들었다. 이후 해외 은행 등으로부터 기간물 공급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머니마켓에서 3개월물 금리가 지난 7월 150~200bp, 지난 달 100bp 안팎, 이달들어 60~80bp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는 1년짜리가 전달대비 30bp하락한 50bp를 기록, 사실상 리먼 사태 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기업 수출입지원용 자금은 정부에서 빌릴 필요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장 금리가 더 싸지면서 자체 조달이 더 유리해졌다"면서 "시장 금리가 워낙 빠르게 하락하다보니 정책자금 금리가 따라가지를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화자금 시장이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금리 수준이나 은행들의 유동성 사정을 보면 거의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