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발명자로 인정할 수 있나?…세계 특허청의 판단을 묻는다

by박진환 기자
2021.12.09 11:25:35

특허청, 7개국 특허청과 온라인 ‘국제 AI 컨퍼런스’ 개최

김용래 특허청장이 8일 환영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특허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특허청은 8일 특허청 국제회의실에서 ‘인공지능이 발명자가 될 수 있는가’란 주제로 7개국 특허청과 온라인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김용래 특허청장과 안토니오 캄피노스 유럽(EPO) 특허청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영국, 호주, 캐나다 특허청의 법제도 담당자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발명자로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 즉 ‘AI 발명자’를 핵심 주제로 선진 특허청들이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최근 빅데이터가 축적되고 하드웨어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사람과 유사한 학습을 거친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대신하고 있는데, 실제로 국내에서는 AI가 창작한 장편소설이 발간되고, 해외에서는 AI를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 설립된 바 있다.



특허분야에서도 AI가 스스로 발명했다고 주장한 기술이 전 세계 16개국에 특허 신청됐다. 반면 AI 발명자 인정에 대해 국가별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AI를 발명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와, 이와 관련해 각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 등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이 미래 사회·경제와 과학기술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범정부 차원에서 특허제도를 포함한 AI 종합 전략 등을 수립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유럽은 AI와 관련된 제도 개선은 유럽기관들이 찬성한 인간중심적 접근법(human-centric approach)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특허청은 지난 10월부터 AI 발명자에 관한 주요국 논의 동향, AI가 발명한 기술 보호의 필요성 등에 대해 법률·기술 전문가의 자문과 함께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이번 회의가 AI 발명자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정립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지식재산 정책 관점에서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해 제도 조화의 기반을 다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 캄피노스 유럽 특허청장도 “DABUS 특허의 출현으로 AI 발명자 인정 여부에 대해 국제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고, 투명한 정보공유를 통해 안정된 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