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효과에 웃은 삼성전자…"4Q도 깜짝실적 기대"(종합)

by안혜신 기자
2015.10.07 11:24:10

주가 장중 5%대 급등…120만원대 회복
환율덕분에 시장 전망치 대폭 상회하는 성적
"4분기도 예상보다 좋을 듯"

삼성전자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자료: S&P 캐피탈 IQ, 삼성전자)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국내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5개 분기만에 영업이익 7조원을 회복하며 3분기 어닝시즌의 첫 테이프를 산뜻하게 끊었다. 주가 역시 5%대 급등세를 보이면서 두 달여만에 120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삼성전자 주가는 7일 오전 10시56분 현재 전일대비 5.56%, 6만4000원 급등한 121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중 120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7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서프라이즈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0억원으로 전년비 79.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1조원으로 전년비 7.48% 늘었다. 이는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수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5915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전망치는 50조원대 초반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7조원 벽을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7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뒤 지난해 3분기 4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이후 같은 해 4분기 5조2900억원, 올 1분기 5조9800억원으로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직전 분기인 2분기에는 6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이번 분기에 마침내 7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에는 환율 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3분기 1190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주요 수출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환율쪽 효과가 큰 것 같다”며 “3분기 일부 반도체 가격이나 패널 가격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이 환율 쪽에서 일부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IM(IT·모바일) 등 각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며 “여기에 환율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마진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론이 우세하다. 원·달러 환율 환경이 여전히 수출주인 삼성전자에 우호적이고 3분기 우려했던 스마트폰 성적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만큼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실적도 기존보다 좋게 나올 수 밖에 없으며 시장의 우려가 필요 없을 정도로 3분기 실적이 괜찮게 나왔다”면서 “3분기가 글로벌 IT산업 비수기인데도 이정도의 실적이면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에는 더 잘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도 “당초 예상보다 3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고 환율이 다시 원화 강세로 가지 않는 한 4분기도 시장이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4분기에 대해서는 우려섞인 시선도 존재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전반적인 부진은 삼성전자도 피해가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도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DRAM)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고 디스플레이도 3분기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4분기가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다”며 “삼성전자가 유통업체에 판매한 중저가폰이 실질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인가와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주주우호 정책 발표 여부 등이 향방을 가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