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2]유로존 위기 `경제문제? 정치문제!`

by권소현 기자
2012.06.12 16:06:38

세계전략포럼 특별세션 강연
존 워커 회장 "위기해결 능력 충분..정치적 결단이 중요"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최근 유로존 돌아가는 모양새가 급박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결되는 듯했던 위기는 유럽에서 다시 부활했다. 유로에 대한 태생적인 한계, 유로존의 제도적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로존 위기의 본질과 해법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이데일리가 주최한 `세계전략포럼 2012`에서도 이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특별 세션에서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과 시나리오 플래닝`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존 워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설립자 겸 회장(사진)은 유럽 위기를 경제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적인 문제로 규정했다.

워커 회장은 "유럽은 경제보다 정치적인 문제가 더 크다"며 "여러 경제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그 방안만 찾으면 다른 국가의 도움 없이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이 단결해서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지향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진정한 중앙은행 역할을 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정통합과 은행시스템 연합을 위기 해결의 핵심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유로존 국가들의 정치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뿐 아니라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위한 결단도 이뤄져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일부 국가들의 결단과 희생도 필요하다. 부채가 많은 국가는 긴축정책을 펼쳐야 하고, 독일은 인플레이션을 감수하면서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워커 회장은 "유로존은 부유한 지역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수준도 전반적으로 심각한 것은 아니다"며 "유럽은 이런 위기를 견딜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중으로 참석한 동학림 IBK경제연구소 소장은 워커 회장의 이 같은 의견에 의문을 표했다.

동 소장은 질문을 통해 "유럽 각국의 노동생산성이나 경쟁력이 다르고 복지 정책과 재정 상황도 다르다"며 "궁극적으로 재정통합이나 은행연합 같은 것이 실현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워커 회장은 미국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미국은 주별로 조세제도가 다르고 부의 수준도 다르지만 미 달러화라는 단일 통화하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워커 회장은 "미국 앨러바마주는 가난한 주에 속하고 캘리포니아주나 매사추세츠주와는 제도적으로 많이 다르지만 달러권에서 벗어나겠다 하지는 않는다"며 "미국의 제도라는 것은 모든 이들이 같은 제도에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다양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가능하다"며 "유럽 각 국간 차이가 있지만, 관리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고 답했다.

동 소장은 세션이 끝난 후 "정치적으로 유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어느 정도 가졌는지 궁금해서 질문했다"며 "하지만 정치적인 결단이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워커 회장과는 의견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