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출사표]일진하이솔루스, 친환경 핵심 '수소차'타고 코스피 데뷔

by김인경 기자
2021.08.19 11:35:17

수소저장용기 기술력 내세워 2017~2020년 매출액 연평균 77%↑
LNG선박 대안 '수소선박' 진출도 가시화
희망공모가 2만5700~3만4300원…증권신고 정정하며 가격 낮춰
19~20일 수요예측 후 24~25일 일반투자자 청약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수소저장탱크를 제작해 판매하는 일진하이솔루스가 다음 달 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데뷔한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강화하는 가운데, 수소 저장탱크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향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미 19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에 돌입한 일진하이솔루스는 공모가격을 확정한 후, 24~25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이사가 19일 온라인을 통해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일진하이솔루스 제공]
19일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이사는 온라인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각국 정부들이 내연차 퇴출, 친환경차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2025년부터 세계 주요국에서 내연차 퇴출 계획을 보유하고 있는데, 친환경차의 양대 축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로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모빌리티 핵심 부품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연료탱크와 모듈 등을 제조하고 공급하는 수소 모빌리티 핵심 부품기업이다. 1999년에 설립된 한국복합재료연구소가 모태다. 2011년 일진그룹에 인수된 이후, 수소탱크 개발에 집중하면서 수소탱크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름 역시 당초 ‘일진복합소재’였지만 수소연료저장 솔루션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일진하이솔루스’로 변경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핵심은‘수소 저장탱크 기술’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소차 핵심 부품인 타입4 수소 연료탱크를 양산하고 있으며, 2013년 현대차(005380)의 세계 최초 양산 수소차인 투싼ix에 수소 탱크를 납품했고 2018년부터는 넥쏘의 수소 탱크도 공급하고 있다. 넥쏘에 공급하는 연료저장용기는 타입(TYPE)4인데, 국내에서 타입4 용기를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일진하이솔루스가 유일하다. 최근엔 수소 충전소용 타입4 튜브트레일러를 국내 최초로 글로벌 인증을 취득해 수소 저장 시스템 시장에 진출했다.

또 드론, 기차(트램), 선박 등 다양한 모빌리티용 연료탱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삼성중공업과 수소 선박 공동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선박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국내외 조선시장에서 LNG추진선의 대안으로 수소 선박을 주목하고 있는데 선박 1척엔 승용차 1만대 규모의 수소 탱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

수소사업부 외에도 환경사업부 역시 중대형 차량용 및 동시 매연저감장치 부문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노후 경유차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 및 배출가스 관리를 위한 정부 정책이 체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환경사업부 역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파른 성장세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2018년 매출액은 285억8600만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918억9800만원으로 221.5% 증가했고 2020년에는 2019년보다도 23.5% 늘어난 1135억2500만원의 매출액을 시현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594억원이었지만 2019년 무려 2024.6% 늘어난 126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150억75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5% 증가했다.

일진하이솔루스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단위:백만원]
우리 정부도 친환경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수소차 생산량을 2022년까지 8만1000대, 2040년까지 620만대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또 수소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 확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005380)도 ‘수소차 비전 2030’을 내놓고 현재 연간 1만1000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내년 4만대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속적인 투자로 2030년 연간 50만대 수준까지 공급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친환경 독려가 강해지면서 경쟁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노르웨이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 헥사곤푸르스(Hexagon Purus)는 지난달 260억원 규모의 타입4 수소탱크를 업계 선두 수소 운송업체 및 모빌리티 기업으로부터 수주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현대위아(011210)가 2027년 수소탱크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의 핵심 밸류체인의 경우, 항상 2개 이상의 기업을 벤더로 가져간다”면서 “헥사곤을 비롯한 경쟁사 진입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도 수소전기차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 정부가 전기차보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구매가격은 비슷하다는 평가다.

다만 안 대표는 “최근 유럽 최대 특장 제조사와 공급계약을 맺었고 추진을 하고 있다”면서 “선박의 경우에도 튜브트레일러 등으로 매출을 다각화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진하이솔루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 측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2만5700~3만4300원이다.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를 3만300~3만7300원으로 책정했지만, 지난 6일 정정증권신고서 제출과 함께 몸값을 8~15%가량 낮췄다.

또 2차전지 관련 기업(포스코케미칼(003670), 에코프로비엠(247540), 일진머티리얼즈(020150) 등)을 비교대상에서 제외하고 수소 관련 기업만 남겨 고평가 논란을 잠재웠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유사기업의 조정을 통해 공모 희망가액을 보수적으로 재산정한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는 신주(726만2660주)와 모회사 일진다이아몬드 구주(363만1330주) 등 1089만3990주로, 총 3613만3190주를 상장한다. 발행 신주(726만2660주) 중 20%(145만2532주)는 24일 우리사주에 우선 배정된다. 나머지 80%(581만128주)와 우리사주 청약 미달분(최대 5%)에서 55.0~75.0%(399만4463주~544만6995주)는 기관투자자에, 25.0~30.0%(181만5665주~217만8798주)는 일반 청약자에게 각각 배정된다.

총 공모 금액은 2800억~3737억원이며 일진하이솔루스는 이 자금을 통해 수소사업부 공장 증설 등을 위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등 운영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모 희망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9333억~1조2455억원이다.

일진하이솔루스의 보호예수 현황
공모를 완료하면 최대주주인 일진다이아(081000)몬드의 지분율은 기존 86.95%에서 59.6% 수준으로 내려간다. 일진다이아몬드의 상장 후 매도 제한 기간은 1년이다. 기존 주주인 전략적투자자(FI) 도레이첨단소재의 지분 역시 10.4%로 줄어들며 1년간 보호예수를 해야 한다. 우리사주 지분 역시 1년간 보호예수에 묶이며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총 주식의 24%에 해당하는 871만5192주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삼성증권(016360)이 공동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현대차증권과 대신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19일과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공모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공모청약일은 24일과 25일, 상장 예정일은 9월 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