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故 김용균 어머니 “우리 아들들 죽음 또 보고 싶지 않다”

by조용석 기자
2018.12.24 11:45:52

김용균씨 어머니, 24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면담
“산안법 반드시 통과돼야…또 다른 아픔 없어야” 호소
민주당, 긴급안전 TF 구성…26일 긴급 당정 개최

24일 오전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사망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가 “우리 아들들이 또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처리를 간절히 호소했다.

24일 오전 김씨의 모친 김미숙씨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국회에서 면담을 갖고 “아들과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엄마에게는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애들”이라며 “비록 제 아들은 떠났지만 (다른 아이들과 부모들은)또다시 같은 아픔을 느끼지 않고 살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현장을 보고)너무 놀라서 처참했다. ‘내가 저런 데를 믿고 보냈구나, 관심을 갖고 알았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는 자책감이 든다”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앞장서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서 자유한국당 반대로 막혀 있는 일명 ‘위험의 위주화 방지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속히 통과돼 또 다른 희생자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민주당 인사들과의 면담 전 직접 소위에서 출석, 한국당 소속인 임이자 소위원장에게 “저번에 오셔서 잘 해주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 지켜보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씨는 “(사고현장은)애들을 절대 보낼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자식가진 분들은 다 알 것이다. 알고 나면 못 보낸다”며 “제발 부탁드린다. 이 법안, 정말 제대로 된 법안이 통과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도와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해찬 대표는 “직접 현장을 가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위험한 사업장이었다. 그런 사업장인 줄 알았다면 누가 자식을 보낼 수 있겠나”며 “최소한 이런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김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법안 개정을 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긴급안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공공·민간시설 안전·신속대응 대책 및 시스템 제도개선까지 논의키로 했다. 또 26일에는 산업부·고용노동부·기재부·국무총리실과 함께 긴급 당정을 개최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