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자영 기자
2014.02.07 15:51:37
안전관리예산 5천억으로 증액..관련인원도 보강
300명규모 상성순회점검반 편성해 현장 배치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잇따른 산업재해를 예방하려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그룹 내 안전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련 예산과 인원을 대폭 늘리는 게 핵심이다.
7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잦은 인명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예고 없이 찾아 안전관리시스템을 직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안전관리체계를 원점에서부터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혁신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제철소 내 위험지역 등을 둘러보며, 안전 설비와 안전원칙 준수 여부를 꼼꼼히 살피기도 했다.
정 회장이 이처럼 안전관리 실태를 살피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주력계열사인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와 안전인식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직접 현장으로 내려가 조직기강을 세우고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이날 현장 임직원들에게 “안전은 소중한 생명의 문제이며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의 기본으로,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중대 재해사고 재발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문책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전사고가 다시 재발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사실상의 마지막 경고다. 또 안전관리예산과 관리인력을 대폭 늘리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이 강도 높은 산재예방대책을 지시한 것은 현대제철에서 잇따른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그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총 1200억원을 투입하는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에서 지난달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차와 그룹 수뇌부의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달 말 사고를 보고받은 정 회장도 경영진을 질책하며 대책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그룹은 종전 1200억원 규모였던 안전관리예산을 5000억원으로 4배가량 증액하고 관리인력도 2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돈과 인력을 대폭 보강해 사고예방과 안전의식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조만간 외부 안전 전문기관과 함께 당진제철소에 대한 긴급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안전작업 표준도 재·개정할 계획이다. 또 작년과 올해 발생한 사고의 대부분이 하도급 업체 직원에게서 발생한 만큼 하청 직원이나 협력사에 대한 예방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현장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제철소에 300명에 이르는 상설순회점검반도 편성 운영할 계획이다. 상설순회점검반은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상설감독팀과는 별개로 운영되며 상설순회점검반의 점검결과는 주기적으로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관리공단, 협력사·외주사 등과 공유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긴 것은 그만큼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당진 제철소 분위기도 다소 달라지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