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성 기자
2013.03.27 15:15:46
웨딩드레스 등 고급 의류 업체, 일종의 체험료 받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최근 제품 구경만 하고 사지 않는 ‘아이쇼핑족’에 요금을 받는 매장이 나타났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디자인 도용에 대한 걱정에 일부 의류소매 업체들이 구경만 하고 매장을 나서는 쇼핑객에 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고급 패션의류 업체 베라왕은 상하이 웨딩드레스 매장을 방문해 드레스를 입어보는 손님들에 요금을 받는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베라왕이 90분간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데 3000위안(약 54만원)을 손님들에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베라왕 측은 “디자이너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방문·체험 고객에 요금을 받고 있을 뿐”이라며 “과거에도 디자인을 도용당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고 항변했다.
웨딩 드레스 뿐만 아니라 일부 고급 디자이너 의류 전문점에서도 구경하고 입는데 돈을 내야한다. 이 금액은 제품 구매때 환불해준다.
최근에는 음식 메뉴를 전시하고 이를 구경하는 손님에 돈을 받는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소셜 뉴스 및 정보 사이트 ‘레딧(Reddit)’에 따르면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레스토랑 가운데 일부는 음식 구경을 하는 손님에 5달러의 요금을 부과한다.
CNBC는 인터넷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점도 유통업체들이 아이쇼핑족에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매장에서는 구경만 하고 제품 구매는 인터넷으로 좀더 싼 가격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유료체험매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남성의류업체 보노보스의 창업자 앤디 던은 “고객들은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고 싶어한다”며 “우리는 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