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한줌, 바람 한점 네안에 들었구나 주렁주렁 ‘곶감마을’
by경향닷컴 기자
2009.12.09 17:48:00
| ▲ 양촌면 마을 주민들이 곶감축제를 앞두고 감덕장에 걸린 곶감을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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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닷컴 제공] 충남 논산시 양촌면은 딸기체험마을로 유명하다. 봄이면 관광버스가 줄지어 좁은 마을길까지 찾아들어와 체험객들을 부려놓는다. 정작 주민들은 양촌면이 딸기보다 원래 곶감이 더 유명했다고 했다. 경북 상주, 전북 완주와 함께 농림수산식품부가 지정한 감마을이란다.
“딸기가 유명해진 것은 하우스 농사를 시작한 다음부터니께 20~30년밖에 안돼. 그런디 곶감은 수백년 전부터 내려오던 거여. 원래는 여그가 곶감마을이래니까.”
양촌식품 이봉왕 대표는 양촌 곶감이 다른 어느 지역 곶감보다 달다고 했다. 김영호 양촌면장은 “가을철에 산에 올라가서 보면 계곡을 따라 죽 감나무가 들어서 있다”며 “웬만한 집에선 모두 곶감을 말리는데 소득액은 40억원 정도”라고 했다.
상주곶감, 청도곶감, 동상곶감은 유명하지만 양촌곶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주민들은 “강경항이 흥청거리던 수십년 전엔 풍어를 비는 제사상에 양촌곶감이 빠지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그럼 양촌곶감은 어떻게 다를까?
“감은 여름에는 물을 좋아하고, 가을엔 물을 싫어혀. 여기 감나무는 대부분 계곡에 있거든. 게다가 감나무는 다른 나무하곤 달라서 늙고 오래된 나무에서 열린 게 좋아. 여기 나무는 대개 수십년 이상 된 나무들이여.”
이 대표는 “다른 지역 감은 ‘둥시’인데 양촌감은 ‘두리감’ ”이라고 했다. 품종부터 다르다. 감에 수분이 많아 감나무를 흔들어서 따면 감이 떨어지면서 터진다. 그래서서 전부 손으로 따야 하니까 품삯이 많이 든다고 했다.
“감나무 한 그루에서 하루 한 동(1000개)을 따는데 딱 100만원 든다니까. 일단 높은 곳에 있는 감을 따려면 포클레인이라도 있어야 혀. 남자 두 명이 따고, 여자 두 명이 받아서 나누는데 새참, 품삯 다 합하면 그 정도 돈이 들어.”
곶감 만들기는 까다롭지만 곶감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달다. 당도가 28~30브릭스 정도 된다.
곶감은 40일 정도 말린다고 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 지나면 안개가 잦아든다. 이때부터 곶감건조가 시작된다. 건조기는 안 쓴다. 햇살에만 말린다. 햇살과 바람이 딱 맞아 떨어져야 좋은 곶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양촌(陽村)이란 이름은 볕좋은 고을이란 뜻이다.
마을은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대둔산이 턱 버티고 서있어 풍광이 좋다. 감농장이라고 해서 감밭이 따로, 또는 대규모로 펼쳐져 있지는 않았다. 대신 처마엔 어김없이 붉은 곶감이 달려있다.
12일부터 13일까지 축제도 열린다. 감깎기체험, 곶감씨 로또, 곶감 OX퀴즈, 곶감 맛보기, 전통 떡메치기 행사 등도 열린다.
곶감도 좋지만 주변에 볼거리도 꽤 있다. 논산 쌍계사는 충청도 사람 아니면 잘 모르는 절이지만 꽤 호젓하고 아름답다. 북이 걸린 2층 누각이 마치 성문처럼 보인다. 누각을 지나면 대웅전과 명부전이 나타난다. 내소사와 마찬가지로 대웅전 꽃창살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이한 것은 도깨비. 법고가 걸린 누각엔 도깨비가 그려져 있다. 양촌 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에는 탑정저수지도 있다. 탑정저수지는 순환도로가 잘 뚫려있어서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탑정저수지 옆에는 계백장군의 묘소도 있다. 미륵석상으로 유명한 관촉사도 가깝다.
*대전순환고속도로 서대전IC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가장 가깝다. 논산 연산사거리에서 양촌면 쪽 지방도를 타면 양촌마을이다. 호남고속도로 계룡IC에서 논산 쪽으로 직진 4번 국도를 타고 연산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양촌면이 나온다.
양촌면사무소(041)741-3119
*12~13일 2일 동안 열리는 곶감축제에선 20% 할인된 가격에 곶감을 판매한다. 이틀 동안 2시간 코스의 바랑산등반대회를 열고 곶감을 나눠주는 행사도 벌인다. 2일 동안 모두 6000개의 곶감을 무료로 준다.
*택배로도 곶감 주문을 받는다. 양촌면 곶감작목반(041-741-3175), 햇빛촌 바랑산마을(041-741-2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