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혁 기자
2013.02.07 14:00:00
경희대 61건으로 최대
[이데일리 이정혁 기자]대학가에 강의공개 바람이 거세지만 많은 대학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 강의를 공개할 경우 자신만의 교수법 노하우가 공개될 것을 꺼려하는 교수들이 많아서다. 일부에서는 강의 실력이 부족한 교수들이 강의공개를 반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대학 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의 ‘2012년도 대학 강의 공개 실적’을 분석한 결과 경희대학교가 61건의 강의를 공개해 전국 4년제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건국대학교 34건 ▲한양대학교 31건 ▲울산대학교 28건 ▲전북대학교 25건 ▲충남대학교 22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강의공개 10위권 내에 지방대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울산대와 전북대, 충남대 외에 영남대학교(21건), 부산외국어대학교(16건), 청주대학교(15건) 등 지방 사립대들이 순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내로라하는 명문대와 지방거점 국립대의 강의공개 성적은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홍익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 단국대학교 등은 강의공개 건수가 ‘0건’이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아주대학교는 1건에 그쳤다. 강원대학교(2건), 부산대학교(3건), 경북대학교(4건) 등 지방 주요 국립대들도 강의공개에 인색했다.
연세대학교(18건), 고려대학교(14건), 서강대학교(4건), 동국대학교(4건), 숭실대학교(3건) 등 수도권 주요대학도 학교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개건수가 적었다.
서울 A대 교수는 “유명 사립대들은 강의공개를 안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는 것”이라며 “교수법도 엄연히 교수가 개발한 지적재산권인데 다른 대학 교수들이 차용하도록 그냥 놔두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유명 교수들의 경우, 강의공개 시 대학이 저작권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서울 B대 교수는 “유명교수의 강의는 DVD나 책, 사이버대학교에 내놔도 저작권 수입이 짭짤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한푼이 아쉬운 대학 입장에서 이런 부분을 포기하고 강의를 공개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강의공개(OCW·Open Course Ware)란 인문·사회·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제도다. 지난 2009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 www.kocw.net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