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최소 3분기 이상.. 이제 `엔고` 수혜주다

by김지은 기자
2011.03.25 14:35:37

[시장포커스]
엔고 3분기 이상 갈수도.. 車·IT 등 소재주 관심
“환율 무관 정유·화학株 최후까지 웃을 것”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일본 대지진에 따른 엔화강세 현상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엔고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경제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엔화약세 국면이 불가피하지만 엔고현상이 약 3분기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중기적으로는 엔고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24일 달러-엔 환율은 81엔을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했는데, 주요 7개국(G7)의 환시개입 이전에 한 때 78엔대까지 내려갔던 것에 비하면 약세로 돌아선 것이지만, 지진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해 일본 송금이 늘어나고 있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당분간 엔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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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달러-엔 환율이 지진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3분기 이상 소요될 전망"이라며 "한신대지진 발생 이후 달러-엔 환율이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기까지 8개월이 소요됐는데, 당시보다 피해규모가 월등히 크고, 일본으로의 자금환류가 더 오래 진행될 것임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원래 수준으로 복귀하기까지 3분기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당분간은 엔화강세 수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엔고 수혜주로는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와 철강 화학 등 소재주를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서 본격적인 매수세를 보인 지난 16일 이후 엔고 수혜주에 대한 매수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2%대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화학과 운수장비, 철강금속 업종은 4~6%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곽 스트레티지스트는 "엔고 현상은 단기적으로는 경기소비재, 소재, 에너지 섹터의 주가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IT, 금융, 산업재의 업황 턴어라운드가 점차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IT의 경우 엔고 수혜주로 꼽히고 있고 외국인의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수익률이 저조한 업종으로 꼽히기도 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진한 IT수요와 1분기 실적 우려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지진으로 인해 부품 등 공급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주요 세트업체 및 반도체업체의 경우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엔고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형 세트업체는 부품소재 구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품소재 수급에 따른 어려움보다는 엔고 수혜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환율이 주식시장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환율과 무관하게 좋은 섹터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외생적 요인이 발생할 때만 일시적인 관심사일 뿐 주된 변수가 아니다"며 "따라서 환율과 무관하게 좋은 모양새를 보일 수 있는 섹터와, 달러대비 원화강세가 수혜를 주는 업종을 추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유, 화학은 최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물가가 안정되는 국면에 진입한다면 철강, 유통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