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은실 기자
2023.12.20 11:32:31
삼성·KB손보 '2.6%', 현대·DB손보 '2.5%' 인하
메리츠화재는 3% 내려···"2월 중순부터 적용"
1~11월 누계 손해율 79.3%···전년比 0.3%p↓
"추후 실적 감소 예상되지만, 사회적책임 실천"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내년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 인하 폭이 2% 중반대에서 최대 3%로 결정됐다.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가 평균 7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개인당 약 1만8000~2만1600원의 인하 효과가 있는 셈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는 내년 자동차 보험료를 2.5~2.6% 내리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대 수준인 3.0% 인하안을 내놓았다.
삼성화재·KB손보는 내년 2월 중순 계약부터 나란히 2.6% 인하된 자동차 보험료를 적용한다. 현대해상은 내년 2월16일 이후 책임 개시되는 계약 건부터 2.5%를 인하한다. DB손보도 내년 2월 중순께부터 자동차 보험료는 2.5% 낮추기로 했다.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역시 2월 중순 개시 계약부터 보험료에 각각 3.0%, 2.5% 수준의 인하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도 내년 2월 중순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2.4% 내린다.
실제 올해 108만원의 자동차보험료를 낸 김모(직장인·30대)씨는 내년 자동차보험 계약 시 2만8000원가량을 덜 낼 것으로 보인다. 사회 초년생부터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을 가입하고 있다는 그는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2.6% 정도 인하한다고 하니 100만원 중반대로 보험료가 떨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51만원을 자동차보험료로 지출한 정모(직장인·50대)씨도 내년엔 40만원대의 보험료를 납부할 전망이다.
이륜차 보험료도 대폭 내린다. KB손보는 개인소유 이륜차 보험료를 2024년 1월 중순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평균 10.3% 인하한다. 특히 가정용 이륜차와 개인배달용(비유상 운송) 이륜차는 각각 13.6%, 12.0%까지 보험료를 내린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각각 8%, 10% 수준의 이륜자동차 보험료 인하안을 검토 중이다.
손보사들이 3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4월(1.2~1.4% 인하), 올해 2월(2.0~2.1% 인하)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가 반영됐다. 올해 역시 안정적인 손해율을 유지 중이다. 국내 빅4 손보사의 올 1~11월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3%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포인트 내렸다.
여기에 올해 보험료 인하는 고금리·고물가 안정을 위한 측면도 강하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물가 지표 중 하나다. 이에 손보사들이 ‘상생금융’ 등 서민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금융당국 방침에 발맞춰 보험료를 낮춰 잡은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손해율이 가을엔 행락철 자동차 운행량 증가에 따라 사고가 늘면서 소폭 증가했고, 겨울철에도 폭설·결빙 등 계절 요인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연시 이동량 증가가 2024년 정비요금 인상 및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 효과와 맞물려 추후 실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서민 경제 안정과 고통 분담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