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폭력 피해자 측이 밝힌 "사랑해요" 전말 [전문]
by박지혜 기자
2022.10.20 12:50:1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은 생전 박 전 시장과 나눴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재련 변호사는 20일 페이스북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에 의한 국가인권위원회 성희롱 결정 취소 소송에 제출된 피해자 자료를 정철승 변호사가 SNS에 유포한 행위에 대한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올렸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의 유족을 대리한 바 있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의 입장이 담겼다.
| | 2020년 7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됐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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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정 변호사가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2020년 7월 8일 고소 시 피해자가 직접 본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제출한 것이다. 이 포렌식 결과는 성희롱 결정을 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 과정에서도 이미 검토된 것”이라며 “인권위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성폭력 판단에서 상황과 맥락이 삭제되어선 안 된다”며 “피해자에 대한 더 이상의 공격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변호사 정철승은 피해자가 더 큰 성폭력 피해를 막고자 가해자를 달래거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 등을 맥락 없이 유포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절대적 위계 관계에서 단호한 거부 의사 표현은 보복이나 불이익 등으로 인해 쉽지 않으며,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이러한 반응은 흔히 있다”고 강조했다.
| | 정철승 변호사가 17일 페이스북 통해 공개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성폭력 피해자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 (사진=정철승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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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정 변호사가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 중 피해자가 먼저 “사랑해요”라고 보낸 것에 대해 “정치인 박원순의 활동에서 ‘사랑해요’는 지지자와 캠페인 차원에서 통용되던 표현”이라며 “피해자는 4년간 박 전 시장의 비서로서 수발하며 정치인 박원순을 지지하고 고양하고 응원하는 ‘사랑해요’ 표현을 업무 시에 계속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가 동료들, 상급자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면 상급자도 피해자에게 ‘사랑해’라고 하고, 피해자도 동료들과 상급자에게 ‘사랑해요’를 기재한 경우를 볼 수 있으며, 이같은 자료 또한 경찰 및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 외에도 텔레그램 대화 중 “꿈에서는 마음대로”, “빨리 시집가야지”라는 내용에 대해 피해자의 고소인 진술서를 바탕으로 설명했다.
이들은 “피해자는 스스로 고소 전에 포렌식한 자신의 휴대전화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경찰은 피고소인인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신속히 압수수색해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와 문자들을 복원했어야 한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피해자 고소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고, 법원은 경찰이 신청한 박 전 시장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청구를 기각했다”고 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는 유족들에게 반환됐다. 유족과 대리인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공개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박 전 시장의 생전 텔레그램 계정은 삭제됐다”며 “휴대전화 반환 이후 텔레그램 탈퇴, 휴대전화 초기화 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누가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 | 김재련 변호사(왼쪽), 정철승 변호사 (사진=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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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변호사 정철승이 유족 대리로 열람등사한 자료는 피해자 실명, 관련인과 참고인들의 실명, 사진과 이미지, 포렌식 등이 망라되어있는 자료다. 향후 변호사 정철승이 어떤 것을 피해자 공격 의도로 추가 유포하고, 박원순 지지자들이 이를 확산하며, 일부 언론이 기사화하고, 인터넷상에서 재유포될 것인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변호사 정철승과 이에 동조하는 자들의 탈법적, 위법적 행위를 멈출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끝으로 “피해자는 경찰 및 인권위위원회 등 국가 공적 기구에 조사를 신청하고 절차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 이미 결정이 이루어진 사안을 부정하고,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중 획득한 피해자 자료를 피해자 공격을 위해 왜곡, 짜깁기 유포하고 있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관련 사건 재판부 및 변호사 정철승의 기존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검찰 역시 현 상황을 직시하고 제대로 된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주기를 촉구드린다”라고 했다.
박 전 시장 유족은 지난해 1월 인권위가 직권조사 끝에 고인의 성폭력 사실이 인정된다고 결론짓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냈고, 애초 1심 선고는 지난 18일이었지만 다음 달 15일로 연기됐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던 정 변호사는 지난 1월 유족 뜻에 따라 사임했다.
단체 입장에 대해 정 변호사는 “상투적인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는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는데, ‘사랑해요’ 텔레그램은 박 시장 부인이 2021년 4월 경에 인권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도대체 인권위가 무슨 근거로 경찰과 검찰도 인정하지 않았던, 박 시장이 고소인에게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음란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발표했는지 근거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계속 거부하다가 2022년 1월경 보다못한 재판부로부터 근거자료(문서) 제출명령을 받고도, 계속 불응하며 버티다가 지난 9월쯤에 극히 일부만 선별해서 법원에 제출했던 자료들 중 하나라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형사사법기관도 아닌 인권위가 수사기관인 경찰, 검찰도 인정하지 않았던 박 시장의 성폭력범죄(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인정된다고 함부로 판단하고 발표까지 해버린 근거자료를 공개하라는 유가족의 극히 당연한 요구에도 무려 1년 반을 버티다가, 그나마 인권위에 가장 유리한 증거라고 판단해서 제출했던 자료가 바로 ‘사랑해요’ 텔레그램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2020년 7월 박 시장이 사망한 직후 고소인, 김재련 변호사 그리고 여러 여성단체가 박 시장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악용해 기자회견, 언론 발표, 인터뷰 등을 통해 자행했던 박 시장에 관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여러 성범죄 주장은 그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중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