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애플 ‘유리천장’ 뚫었다…6·7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2위’ 올라

by정병묵 기자
2017.09.07 10:12:43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별 월간 점유율 순위 추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중국 화웨이가 애플을 사상 처음으로 제치고 월간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6월과 7월에 처음으로 스마트폰 판매실적에서 애플을 넘어셨다”며 “중국 업체들의 8월 판매량이 큰 호조를 보이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6,7,8월 연속 2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7일 밝혔다.

애플 아이폰의 비수기이기는 하나 화웨이로서는 의미 있는 결과다. 화웨이는 재작년부터 공공연히 “2~3년 내로 애플을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의 이번 성과가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적인 저변 확대를 기록하는 의미로 보았으며, 이는 R&D와 제조부문에서 꾸준히 투자한 노력과 공격적 마케팅, 그리고 판매망 확장이 맞물려 이루어 낸 성과로 평가했다.



아이폰의 신제품 출시가 임박한 점을 감안하면 화웨이의 실적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동안 화웨이가 보여준 성장의 속도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중국과, 유럽, 남미, 중동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남아시아, 인도, 북미 시장에서의 약세는 화웨이가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중국 브랜드의 강세는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다. 중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성공요인은 스마트폰 디자인, 제조 역량, 다양한 기능 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판매망 및 협력업체를 통한 홍보, 마케팅에서 한 발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7월 제품별 판매량에서는 애플 ‘아이폰7’과 ‘7플러스’가 선두를 지켰다. 오포의 플래그쉽 모델인 ‘R11’과 중가 부문의 ‘A57’ 모델이 각각 3위와 4위에 나란히 오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로 부상한 것이 눈에 띈다.

화웨이가 전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면서도 화웨이의 제품이 상위 10위에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도 눈에 띈다. 제품 포트폴리오의 분산과 독보적인 인기모델이 부재한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 박진석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글로벌 정기 프로모션인이 7월 북미에서 시작되어 8월 유럽 및 기타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9월에는 신제품 발표가 예정돼 8월 이후 연말까지 점유율이 지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유리 천장’ 같았던 애플을 앞질러 본 경험은 화웨이에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