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추가 감원, 지역경제 죽일 것”..창원시민들 직접 나섰다

by최선 기자
2016.08.09 11:30:12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앞서 기자회견 및 선전전

9일 서울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본사 앞에서 창원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데일리 최선 기자]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회생에 실패,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이 추가 인력감축을 진행하자 이를 반대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3년여 구조조정으로 이미 악화한 지역경제가 더욱 극심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STX조선이 위치한 경남 창원시의 상공인연합회, 지역 사회단체, 정당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창원 시민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본사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 이후를 대비하지 못한다면 지역경제는 더욱 악화하고 지역공동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STX조선은 반드시 회생돼야 하며 이후 회생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인적 구조조정 중심의 회생안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창원시민대책위는 또한 “2013년 STX조선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돌입한 이후 노동자들의 생활고는 심화되고 있다”며 “수백명의 노동자가 공장을 떠나야했고 남아있는 노동자들도 각종 복지를 반납하고 5년간 기본급 인상을 포기하는 등 수많은 희생과 고통을 감내했다”고 전했다.

STX조선은 지난달 말부터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관리·사무직 직원 400명과 현장직 사원 340여명 등 740여명이 추가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100여명인 STX조선의 정규직 수는 1300명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STX조선은 2013년 자율협약 당시 직원 1400여명을 감원하고, 상여금을 유보하고 기본급을 동결한 바 있다.



본격적인 인원감축이 예고되자 지역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종배 창원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STX조선이 창원시 진해구의 경제에서 60% 이상은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자율협약 때 이미 지역 경제가 망가진 상황”이라며 “추가 감원이 이뤄지면 지역 상공인들은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태웅 창원시의원은 “살을 찢는 아픔으로 구조조정해야 회생을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사람을 자르는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고용을 전제한 어떤 회생안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기술이 축적된 노동자를 해고하고 어찌 기업이 회생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과 함께 STX조선은 자산매각을 진행 중이다. 두차례 매각에서 실패한 STX프랑스, 남양동 사원아파트, 진해조선소 인근 공장부지, 연구개발(R&D) 센터 등이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한편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법원에 의해 선임된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은 STX조선의 계속기업 가치를 1조2635억원, 청산가치를 9473억원으로 분석했다. 한영회계법인은 STX조선이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회생 인가를 받더라도 내년부터 4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