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초기 스타트업도 입주 가능하죠."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

by박경훈 기자
2016.05.19 11:04:07

디캠프의 새로운 보육 프로그램 '지오디'
초기 스타트업도 창업 보육 시설 입주 가능 길 열려
1기 이달 말 종료, 다음 달 2기 새로 입주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제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도 좋은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실행력만 지니면 디캠프에 들어올 수 있죠.”

서울 강남구 디캠프 4층 지오디 공간에서 김광현 센터장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김광현(사진) 디캠프(D.CAMP,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센터장은 신설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인 ‘지오디’(GoD, Game of D.CAMP)를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에 자리 잡은 디캠프는 2012년 5월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개 전국은행연합회 회원 금융기관이 손잡고 출범한 비영리기관이다. 현재 총 45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기존에는 민간·정부가 주관하는 창업 지원센터에 들어가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대게 초창기를 벗어나 실제 사업 프로세스가 진행 중인 팀 위주로 입주가 가능했다. 하지만 디캠프가 올 2월부터 새로 도입한 지오디 프로그램은 좋은 아이디어와 비전을 갖춘 초기 스타트업에게도 창업 시설 입주의 길을 열어줬다.

김 센터장은 지오디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이유로 크게 공간 측면과 운영구조 측면을 들었다.

그간 디캠프 4층 80여석의 공간은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협동공간)로 지정돼 디캠프 회원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와서 공간 이용이 가능했다. 김 센터장은 “이런 구조는 초창기 스타트업을 제대로 지원하기엔 부족했다”며 “이들을 초기 단계서 사업 본궤도에 원활히 오르게 하기 위해 지오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디캠프 4층을 절반으로 나눠 지오디 공간을 마련하고 입주한 초기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돕고 있다.



운영구조 측면에서는 이전까지 디캠프에 입주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디데이’(D.DAY)라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우수한 성과를 얻어 입주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통로였다.

디데이서 선발된 스타트업들은 ‘디엔젤’(D.ANGEL)이라 일컫는 프로그램 하에 들어가 디캠프 5층에 마련된 보육공간에 최장 6개월 동안 입주하게 되고 투자도 받는다. 실제 서비스를 출시해 사업을 운영 중인 쟁쟁한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는 디데이에 초기 스타트업이 이들을 꺾고 디엔젤 단계에 다가서기는 쉽지 않았다.

김 센터장은 “지오디 1기로 입주했던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인 ‘데이터스톰’이 기존 공간에 들어와 있던 ‘자비스’와 합병해 긍정적인 사례를 만들었다”며 “기존 창업 보육 시설과 또 다른 스타트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오디에 입주돼 있는 기업 중엔 독특한 아이템·사연을 가진 이들도 많다. 15년 동안 제약업계에 있던 한 40대 회사원이 자신의 역량을 이용해 의학기기 홍보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이곳에 들어오기도 했다. 가상화폐 선물 거래소를 제작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코인덱스’ 같은 경우 한국에서 생소한 ‘블록체인’(온라인 금융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4개월의 과정으로 진행된 지오디 1기 12팀의 일정은 5월 말 마무리된다. 2기는 다음 달 디캠프에 새로이 입주하게 된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들어올 지오디 2기 운영을 두고 “지오디에 들어온 스타트업과 소통을 더 강화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하겠다”며 “전문가 멘토링부터 각종 지원 프로그램까지 확충해 스타트업들이 디캠프에서 창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해결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