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박스'와 '포니'..한국을 빛낸 대표적 과학기술은?

by이승현 기자
2015.06.24 12:00:57

미래부, 광복 70주년 기념 ''대표성과 70선'' 발표..국민선호도 조사 실시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1970~80년대 유행성출혈열은 세계적으로 매년 1만명 가량이 감염되고 치사율이 7%에 달하는 무서운 감염병이었다. 선진국에서 20여년간 연구를 계속했지만 발병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호왕(87) 박사는 이 전염병의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를 한탄강 유역의 들쥐에게서 1976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진단법과 예방백신도 개발했다. 예방백신은 1989년 ‘한타박스’로 상용화돼 지금도 사용된다.

1973년 정부의 강력한 자동차산업 육성정책(장기자동차공업진행계획)에 맞춰 현대는 독자모델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가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인 ‘포니’(Pony)이다.

포니는 간결하면서도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며, 한국이 세계적 ‘자동차 강국’이 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다.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한 과학기술 발전도 눈부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을 선정해 24일 발표했다.

광복 70주념 기념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의 시대별 주요 기술. 미래부 제공
1940~50년대 대표성과로는 현신규 박사의 ‘산림녹화 임목육종’과 한글 기계화의 효시인 ‘기계식 한글타자기’(공병우 타자기) 등 5개가 선정됐다.

1960년대 들어 정부는 과학기술 부처와 과기연구기관을 설립하며 과학기술 발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장춘 박사의 ‘일대잡종 배추 품종’과 화학장치산업 발전 모태가 된 ‘화학비료 생산기술’, 섬유업계 혁신인 ‘나일론 생산기술’ 등 8개 성과가 뽑혔다.



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이 본격화하는 시기이다. 대표성과로는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 국산차인 ‘포니’와 ‘초대형 유조선’,‘경부고속도로’,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한 ‘통일벼’ 등 9개가 선정됐다.

1980년대는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규모가 크게 늘고 민간 주도의 개발활동도 활발한 시기이다. ‘디램(DRAM) 메모리 반도체’와 ‘국산전전자교환기(TDX) 상용화’, ‘한탄바이러스백신’ 등 17개 대표성과가 뽑혔다. 오늘날까지 쓰이는 주요 과학기술 연구성과가 이 시기에 많이 나왔다.

1990년대 대표성과로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 상용화’와 ‘라이신 및 핵산 발효기술’, ‘우리별 인공위성’, ‘한국형 표준원전(KSNP)’등 10개가 선정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융복합 기술개발이 핵심개념을 차지했다.

‘인간형 휴머노이드(휴보)’와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글로벌신약(팩티브)’, ‘나로호(KSLV-1)’, ‘대한민국표준시(KRISS-1) 제정’ 등 21개 성과가 선정됐다.

광복 70주년 기념 대표성과 70선은 7월 28일부터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과학창조한국대전’에 전시될 예정이다. 미래부는 이번 대표성과 70선에 대해 온라인 국민선호도 조사를 다음달 17일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이장무 대표성과선정위원회 위원장은 “6.25 전쟁 직후 1인당 국민생산 66달러의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세계 13위권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학기술”이라며 “이번 대표성과 70선 선정을 계기로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