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4.02.24 13:31:54
유럽 주식펀드 올들어 243억달러 순유입
ECB 추가 완화 기대감 ↑..경제 전망 낙관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유럽이 휴가지뿐만 아니라 투자처로 미국 펀드 매니저들의 열정을 되살리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은 유럽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올초부터 유럽 주식에 대한 베팅을 늘리는 등 유럽 투자 욕구가 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펀드 분석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유럽 주식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43억달러(약 26조1784억원)에 달했다. 반면 미국 주식펀드에서는 5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WSJ는 프랑스, 네덜란드 등 우량국가의 인기 기업들은 물론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소위 ‘주변국’이라 불리는 재정위기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젤 하트 블랙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량하면서도 저평가된 자산 중 일부는 유럽 주변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톡스(STOXX) 유럽600 지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2.4% 뛰었다.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다우지수는 같은 기간 0.7%, 2.9% 각각 떨어졌다.
소위 유럽의 ‘핵심’이라 불리는 국가들은 경기 침체기의 손실을 거의 대부분 회복했지만 주변국들은 아직 상승 여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주가지수는 여전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역대 최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고 있고 성장세가 미온적인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을 추가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도 유럽의 매력으로 꼽힌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다음달 열리는 통화정책회의는 ECB가 유로존에 추가 부양조치를 내놓을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ECB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 또는 추가 장기대출 입찰 실시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출구전략도 유럽에는 악재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제이미 도일 코즈웨이캐피털매니지먼트 매니저는 “미국 통화정책은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 역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유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유럽 기업 매물 찾기에도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티로우프라이스그룹의 찰스 슈라이버 매니저는 “유럽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된 유럽내 세계적 기업들을 몇몇 찾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일류 글로벌 기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