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부터 리더십을 배우다
by박철근 기자
2013.10.30 14:35:58
서희태 지휘자 '마에스트로 리더십' 강연
카라얀·주빈 메타 등 세계적 지휘자 사례 통해 리더십 유형 경청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닮은 점이 많다. 다양한 형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단원(직원)을 이끌어 가장 조화로운 음악(경영결과)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사장단이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리더십을 기업 경영에 접목하는 방법을 배웠다.
삼성그룹은 30일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에서 서희태(사진)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초청해 ‘마에스트로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 씨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 씨가 연기한 강마에의 실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인 지휘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주빈 메타, 레너드 번스타인, 리카르도 무티 등 4명의 세계적인 지휘자 사례를 들면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서 씨는 “카라얀은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면서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연주자 개인의 능력을 인정했다”며 “주빈 메타는 전형적으로 연주자를 배려하는 유형”이라고 전했다. 이어 “번스타인의 대표적인 ‘칭찬의 리더십’을 실천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서 씨는 이와 함께 리더십의 부재로 인한 부작용에 관해서도 실례를 들면서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무티는 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났지만, 단원들과 심한 불화를 겪으면서 2005년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경영학의 아버지이자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의 “미래 기업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은 조직을 닮아갈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합주와 조화를 통해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와 기업 CEO를 빗대서 설명했다.
서 씨는 “오늘 강연은 특정 리더십의 우수함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삼성도 조직·구성원별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사장단이 지금 회사의 상황에 적합한 리더십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회의장 분위기가 처음에는 딱딱하고 엄숙했다”며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강연이 이뤄져 호응이 좋았다”고 강연 분위기를 전달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최근에 사장단이 강의를 들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