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함정선 기자
2012.07.23 15:11:37
7만~10만원 제공하던 'T할부지원' 23일 폐지
SKT, 할부원금 낮출 계획..유통에 반영안돼 소비자만 부담 증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SK텔레콤(017670)이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에 대한 구매지원금을 없애는 등 보조금 축소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의 LTE 스마트폰 구매금액 부담이 최대 10만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3일부터 LTE 가입자에게 제공했던 ‘T할부지원’을 폐지했다. T할부지원은 휴대폰 할부금액 일부를 할부기간 동안 나눠서 할인해 주는 것으로 요금제에 따라 7만~10만원이 지급된다.
이 금액은 요금할인과는 별도로 통신사가 자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방송통신위원회 허가 없이 통신사가 임의로 바꾸거나 없앨 수 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일종의 보조금인 셈이다. 이미 SK텔레콤은 지난 4월 갤럭시S2 등 3개 기종에 대한 할부지원을 폐지했다가 사용자 반발로 이를 다시 부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T할부지원 폐지에 따라 LTE 스마트폰의 할부원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고객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할부지원이 폐지됐지만 할부원금이 낮아져 고객들이 더 비싸게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할부원금은 SK텔레콤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채널들이 결정하는 것으로, 할부원금이 T할부지원의 최대 금액인 10만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인기 스마트폰의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T할부지원이 폐지된 23일 몇몇 온라인 상점 등에서 ‘갤럭시노트’ 등 일부 LTE 스마트폰의 할부원금은 5만~6만원 낮아졌다. 그러나 줄어든 할부원금은 사라진 T할부지원 10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결국 소비자가 4만~5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3 LTE’의 할부원금은 그대로다. 갤럭시S3 LTE 등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용자들은 결국 약 10만원의 돈을 더 부담해야 한다.
업계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의 스마트폰 구매지원금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꾸준히 스마트폰 구매지원금을 줄이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또한 LTE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통신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것도 구매지원금 폐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5% 이상, KT는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통신사들은 구매지원금과 결합할인 혜택 축소 등 비용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구매지원금이 사라지는 것은 이미 예정된 일”이라며 “구매지원금 외에도 가족할인이나 결합할인 등 소비자 혜택이 점점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6월까지 하루 평균 3만건이었던 번호이동이 7월에만 5만건으로 늘어나는 등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시장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보조금을 줄여 시장을 현실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