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주가 하락..`걱정안해도 된다`

by정재웅 기자
2011.05.16 14:16:47

일본 車업체 정상화 가속도 예상에 주가 연일 하락
시장 "단기적인 악재일 뿐 펀더멘털엔 문제 없어"
"반사이익 시각에 매몰..현대·기아차 시장서 이미 인정"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가 계속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매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끝없이 치솟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승 속도가 줄어들자 함께 질주했던 자동차 부품주들도 연일 울상이다. 일종의 '도미노 효과'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 약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고 있다. 하나는 외국계를 중심으로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일본 자동차 업체의 회복이 생각보다 빠를 것이라는 예상때문이다.

16일 오후 1시43분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전거래일대비 2.18% 하락한 22만4500원, 기아차(000270)도 2.22% 내린 7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고가 대비 현대차는 12.35%, 기아차는 16.67% 하락한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달 29일 사상 최고가인 25만5000원을 터치한 이후 지금껏 계속 내리막길이다. 기아차도 지난달 26일 8만4600원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5월 들어 현대차는 단 2거래일, 기아차는 3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전일대비 하락한 채로 장을 마쳤다.

워낙 예상보다 많이 올랐기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펀더멘털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거쳐야할 '통과의례'다. 문제는 실적에 영향을 미칠만한 펀더멘털의 변화가 있느냐다.

시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비록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일본 업체들의 회복속도가 빠르다고 할 지언정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제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만일 과거였다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주춤한 틈을 십분 활용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다가 일본 업체들이 복귀하면 다시 그 자리를 슬그머니 다시 내줬겠지만 이젠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선진 자동차 시장에서 품질과 디자인 측면 모두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무엇보다도 인센티브를 대폭 줄여 '제 값'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의 플랫폼 통합에 따른 시너지와 평균판매단가 상승 등은 현대·기아차의 '질적 성장'을 대변하는 요소라는 데에 시장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조기 정상화에 따른 현대·기아차에 대한 우려와 주가하락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안정적인 공급우위를 바탕으로 한 반사이익 기대감에 따라 국내 자동차 기업 주가는 급등했다"며 "하지만 최근 일본 업체들의 정상화 시기 단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자동차 기업 주가 하락의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장지위 상승, 브랜드 가치 개선에 따른 수익창출능력 향상 등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 개선추세는 지속되고 있다"면서 "양호한 펀더멘탈에 중대한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여름 이후 혼다 씨빅, 도요타 캠리 등 공세를 예상했지만 공급 차질로 론칭 전략에 차질이 발생, 신차 판매 모멘텀이 4분기 이후로 연기됐다"며 "일본 업체 가동 정상화는 지진 이전 상황으로 복귀일뿐 경쟁력 향상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선행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지진에 의한 상대적 수혜 관점에 빠지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은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