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상용 기자
2010.07.19 16:34:00
현대건설 매각 킥오프 미팅
채권단-현대건설-원매자 윈윈할 수 있는 방안 모색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현대건설(000720) 매각 작업에 착수한 채권단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IB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건설 매각 주관사와 채권단은 지난 16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개시 회의(Kick-Off meeting)를 열고 향후 매각 일정과 매각 단계별 업무 절차를 공유했다.
현대건설 매각에 정통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011200) 지분의 분리매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채권단이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계 매각 주간사로 메릴린치가 선정된 배경에도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과 관련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제시, 채권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채권단내 다른 관계자도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건설에서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각적인 방안이 검토될 것이고 필요한 경우 분리매각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실사작업이 끝난 후 현대상선 지분의 분리매각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금융시장 안팎에서도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의 분리 매각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져 왔다. (기사 참고 : 현대건설이 틀어쥔 현대상선 지분..실타래 푸는 단서?) 현대상선 지분을 떼어내 팔 경우에도 채권단은 현대건설 매각과 마찬가지로 공개입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대건설 보다는 현대상선 지분이 필요한 원매자라면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지불하고서라도 현대상선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상선 지분을 분리매각한다 해서 현대건설의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면서 "현대상선 지분 가치 만큼의 현금이 현대건설로 유입되는 만큼 이를 더 선호하는 (현대건설) 원매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8.3%다. 현대그룹내 계열사간 순환출자 구조를 감안할 때 현대상선 경영권은 사실상 현대그룹 경영권과 다름없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측이 현대건설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현대건설이 가진 현대상선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일가가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율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약 44%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그룹과 함께 유력한 현대건설 인수자로 거론되는 범현대가(현대차(005380)· 현대중공업(009540)·KCC(002380))가 확보한 현대상선 지분은 30% 정도지만 현대건설이 보유한 지분을 손에 넣을 경우 지분율이 39%로 올라가 현 회장측을 위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