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은재 기자
2006.03.13 17:15:24
장외서 국고채 5년물 5.13%..0.09% ↑
박스권 흐름 속 `가격 부담 컸다`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채권수익률이 13일 국고채 5년물 입찰 부진 영향으로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지난 주 채권금리가 금통위를 전후로 20bp이상 하락해 박스권 바닥에 가까웠다는 인식이 강했다. 또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예상 외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주요국의 채권가격이 하락하는 등 약세 분위기를 안고 시작했다.
여기에다 국고채 5년물 입찰까지 부분 낙찰된 것으로 나타나자 채권금리가 큰 폭을 상승했다.
재정경제부가 이날 실시한 국고채 5년물 2조3470억원 입찰에서 1조6400억원이 5.12%에 낙찰됐다. 입찰 결과 발표 전 금리보다 5bp 가량 높았다. 응찰액은 2조2800억원에 불과해 입찰 예정물량도 채우지 못했다. 응찰률은 97.14%를 기록했다.
재경부는 이날 낙찰되지 못한 7070억원은 오는 15일 오전 10시40분부터 11시까지 재입찰한다고 밝혔다.
입찰 전부터 입찰 결과에 대하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강했던 터라 참가자들은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 심리는 급속히 얼어붙었고 매수세는 관망세를 지켰다. 좀더 금리가 오른 후에 사도 늦지 않다는 모습이다.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지난 주말에 비해 9bp 가량 상승한 5.13%로 마감했다.
월말 경제지표 발표 때까지 채권시장은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월까지 채권 금리하락을 이끌었던 장기투자기관들의 매수세가 일단락됐고 글로벌 금리 상승 분위기까지 겹쳐 매수를 이끌만한 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날 실시된 재정증권 31일물 1조원 입찰에서 전액이 4.13%에 낙찰됐다. 응찰액은 1조8150억원, 응찰률은 181.5%를 기록했다. 응찰금리는 3.89~4.24%였다.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지난주말보다 7bp 오른 4.94%로 마감했다. 일중 변동은 4.88~4,94%였다. 새로운 지표물 국고채 5년물 6-2호는 낙찰금리보다 4bp 상승한 5.16%로 마쳤다. 국고채 10년물 5-4호는 9bp 오른 5.40%를 기록했다.
장내시장에서는 1조180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국고채 3년물 5-3호가 6400억원, 국고채 5년물 5-5호가 4100억원이었고 나머지는 1000억원 미만의 손바뀜이 있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6bp 오른 4.94%,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이 각각 9bp 상승한 5.13%, 5.40%였다. 국고채 20년물은 8bp 상승한 5.67%로 마감했다. 통안증권 364일물 2bp 상승한 4.58%, 통안증권 2년물은 4bp 높은 4.88%로 고시됐다.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18틱 내린 108.32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3만3073계약. 외국인이 1209계약 순매수, 은행이 2428계약 순매도했다. 3년만기 국채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23틱 내린 107.96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5만1438계약.
입찰 전부터 가격부담이 제기됐다. 조정 가능성이 농후한 터라 캐리 매수세도 기다렸다 채권을 시겠다는 입장이었다. 낙찰 금리가 높게 형성되긴 하겠지만 소화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시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했다.
확연한 가격부담, 응찰률 저조 등, 이에 따라 재경부는 낙찰 물량을 제한했다. 이에 대해 시장을 그나마 배려했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다.
증권사 채권운용담당자는 “대부분의 응찰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응찰액에 맞춰서 낙찰 시켰다면 시장 금리 급등 가능성이 있었다”며 “부분 낙찰을 통해 시장을 배려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투신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입찰 결과가 예상보다 다소 나쁘게 나왔다. 가격 문제, 신규물에 대한 유동성 부족 등을 이유로 분위기는 좋지 않았었다"며 "강력한 호재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이 강해지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매수 모멘텀 부재와 조정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스권을 크게 탈피할 만한 재료도 부족하다.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에 다소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공동락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딱히 방향성에 영향을 줄만한 재료를 찾기 어렵다”며 “미국을 비롯한 대외변수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해야할 것 같다”고 말말했다.
공 책임연구원은 이어 “국고 5년물 입찰이 부진한 관계로 통안채 91일물 입찰 결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스권 시각이 유지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대기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높다. 또 이날 국고채 5년물 입찰에 앞서 은행권들의 헤지성 선물 매도가 있었고 오후 장들어서도 헤지성 매도가 대부분 들어온 것으로 관측돼 선물 가격이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예상도 나왔다.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박스권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시장이 잠잠해진다면 크게 밀릴 가능성도 낮다”며 “매수로 접근해서 캐리로 가져갈 수는 있는 시점”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