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입학’ 곤혹 치렀던 교육부, 유보통합·무상교육 선회
by신하영 기자
2023.01.06 14:19:30
유보통합 후 0~5세 무상교육 추진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통합이 관건
어린이집 교사 자격요건 높일 듯
무상교육 위한 예산 증액 불가피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난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계획을 내놨다가 곤혹을 치렀던 교육부가 유보통합 후 무상교육을 실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취학연령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유보통합으로 0~5세 무상교육을 실현,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으로 바꾼 셈이다.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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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교육부 2023년도 업무계획에 따르면 유보통합은 유치원·어린이집의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1단계(2023~2024년)와 단계적 통합에 돌입하는 2단계(2025~)로 나눠 추진된다.
유보통합은 현재 교육부가 관리하는 유아교육(유치원)과 보건복지부 관할인 보육(어린이집) 업무를 통합하는 것이다. 현재 유치원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관할하는 ‘학교’로,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는 ‘사회복지기관’으로 분류돼 있다. 유보통합은 미취학 아동이 유치원에 다니든 어린이집에 다니든 균일한 유아교육이 가능토록 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된다.
유보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교사 통합’이 꼽힌다.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지만, 유치원 교사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뒤 정교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교육부는 어린이집 교사의 자격요건과 질적 수준을 유치원 교사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교육부의 유보통합 방식은 어린이집이 유치원으로 흡수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영·유아(0~5세) 교육기관’을 만들어 기존 유치원·어린이집을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향후 새 교육기관의 교사 자격요건은 현행 유치원 교사 수준으로 정해질 공산이 크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린이집 교사의) 질 제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교사 통합은 상향 평준화가 돼야 하며 하향 평준화가 지향점이 될 순 없다”고 했다.
유보통합 이후에는 0~5세 무상교육이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현재 국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평균 학부모 부담금은 평균 8000원, 5만6000원 수준이다. 반면 사립유치원은 정부 지원(35만원)을 받아도 표준교육비(유치원 교육과정 운영경비로 1인당 55만7000원)에 지원금이 미치지 못해 약 20만원을 학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교육부·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은 총 7조원이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시도교육청이 8조원을 부담하고 있다. 매년 유치원·어린이집에 총 15조원이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2012년부터 0~2세는 무상보육이 실현된 상태”라며 “향후 0~5세 무상교육이 되려면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올 상반기까지 유보통합을 위한 관리체계 통합방안을, 하반기까지 어린이집·유치원 간 격차 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치원·어린이집 관리체계를 시도교육청으로 일원화하고 양 기관의 교사 간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 새로운 영유아 교육기관으로의 통합은 2025년부터 본격화하며 0~5세 무상교육도 이때를 기점으로 실현한다는 게 목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에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 어린이집·유치원 관리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상반기에 발표하고 유치원·어린이집 간 격차 완화 방안도 현장 의견 수렴 후 하반기에 마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