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인플레 시한폭탄 째깍째깍…연준 잘못 대응 중"

by이정훈 기자
2021.06.08 12:12:07

`유럽계 IB` 도이체방크,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 경고
"인플레에 늑장 대응하는 연준, 2~3년 뒤 심각한 충격"
"인플레 위험 무시, 글로벌 경제 시한폭탄 위에 앉아있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금 당장에는 일시적인 현상인 것처럼 보이는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년간 더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대표적인 유럽계 투자은행(IB)인 도이체방크가 전망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 같이 미국 금융당국이나 일반적인 월스트리트 IB들과는 상반된 견해를 제시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경기 부양에만 더욱 집중한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2023년 또는 그 이후에 실수로 판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한 것을 문제로 지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이 확인될 때까지 통화긴축으로 선회하지 않겠다는 연준의 의도는 나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이빗 폴커츠-란다우 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금처럼 정책 선회를 계속 지연시키는 데 따르는 결과는, 연준이 결국 행동으로 옮겼을 때 나타나는 결과에 비해 경제나 금융활동에 훨씬 더 큰 혼란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특히 이머징마켓 국가에서 연쇄적인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를 넘어가는 데도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에서의 보다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 있기 전에는’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거나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공급 차질과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는 이에 반대한다. 란다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공격적인 경기 부양과 (팬데믹 이후의) 근본적인 경제 변화는 연준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이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3년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순 있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며 “이처럼 인플레이션 위험을 무시함으로써 글로벌 경제는 시한폭탄 위에 앉아 있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또 “특히 그 영향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