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박재완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은 끝까지 지켜야"

by황수연 기자
2013.01.02 13:50:39

"나라곳간 파수꾼 자부심, 소명의식 다듬어야"
정부 이양기 리스크 관리 당부 "경계에 지면 용서받지 못해"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며 나라 곳간의 파수꾼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나라곳간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새삼 가다듬어야 하겠다. 원칙은 한번 무너지면 바로세우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선거과정에서 분출된 정치권의 다양한 요구에 맞서 나라 재정을 지키자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이는 우리 직무의 특성이 부여한 숙명”이라며 “2013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국채 추가발행만큼은 끝까지 막았다. 그래서 균형재정 원칙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 이양기 리스크 관리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 장관은 “전쟁에 지면 용서받아도 경계에 지면 용서받지 못한다”며 “숭례문 화재, 삼풍 백화점 붕괴 등 대형사고가 선거 후 인수인계 기간에 발생했다. 청사 이전에 조직개편설까지 겹치면서, 자칫 기강이 해이해져 어처구니없는 인재(人災)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자”고 역설했다.



창의적인 대안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앞에서 언급한 원칙만으로는 각계각층의 거센 요구에 대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때로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시간과 범위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지난 해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던 재정보강대책처럼 창의적이고 비전통적인 제 3의 정책대안을 많이 발굴하자는 것이다.

또 “지난해 우리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역풍에 꿋꿋하게 버티면서 착실히 앞으로 나아갔다”며 “기대했던 상저하고의 회복세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무리한 경기 부양의 끈질긴 유혹을 뿌리치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체질을 보강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44만개 일자리 창출 ▲물가 2.2%대 안정 ▲가계수지 소득분배 개선 ▲무역규모의 세계 8강 진입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 ▲국가신용등급 역대 최고 성적 ▲녹색기후기금 유치 ▲30년물 국채 발행 등을 주요 성과로 지목했다.

끝으로 박 장관은 “중국 최고의 성군 강희제(康熙帝)의 좌우명은 ‘국궁진력(鞠躬盡力)’으로, 몸을 구부려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한다는 뜻”이라며 임기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