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공희정 기자
2005.04.29 22:10:45
[edaily 공희정기자] 1922년 엘리어트는 자신의 대표시인 황무지(The Waste Land)의 첫 구절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 lest month)`이라고 읊었다. 2005년 4월 서울증시는 정말로 잔인했다.
종합주가지수는 내리 3주째 하락하며 4월을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촉발된 美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은 `기우`로 끝나지 않았다. 미국시장이 무너지면서 이를 악재로 선진국은 물론이고 이머징마켓이 줄줄이 무너졌다.
뉴욕의 다우존스지수가 1만선이 위태롭다 보니 서울증시도 화급해졌다. 네자릿수 돌파에 감격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900선 붕괴를 걱정하고 있다. 아직은 900선의 지지를 믿고 싶다. 하지만 희망을 걸었던 120일선과 920선이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서울 외환시장은 이러한 걱정을 애써 무시하는 듯 했다. 달러/원 환율은 다시 세자릿수로 진입했고, 수출기업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환율급락 여파로 내노라하는 수출기업들은 기가막힌 실적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란 희망이 되레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지는 모양새다.
채권시장은 신이 났다. 경제지표가 나쁠 수록 채권값은 오른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쇼크수준을 보이자 채권값은 이를 호재로 튀어 올랐다. 미국발 경기둔화가 내수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음주로 임박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공포감이 이번 FOMC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지, 아니면 그 반대의 결과로 내놓을런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 모두 숨죽이며 기다리기는 마찬가지다. 다행히 엘리어트는 5월이 아닌 4월이 잔인하다고 했다.
<오늘의 금융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