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0.10.25 16:01:15
5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한달 사이 4조6200억원 늘어
원·달러 환율 3월 1280원→이달 1130원까지 내려와
美 대선 민주당 바이든 당선시 달러 약세 이어질수도
"환테크, 전문가도 수익 힘들어.. 구조 복잡" 경고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기업과 개인들이 ‘달러 사자’에 나서고 있다. 달러 예금은 한 달 새 4조원 이상 늘어났고,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한 보험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달러 약세 국면이 길어질 수 있는 데다 외화상품들은 구조가 어려운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551억2200만달러(62조21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510억3000달러)에 비해 40억9200만달러(4조6200억원) 늘어났다. 올 들어 최대폭 증가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달러당 1130원일 때 1달러를 샀다가 이후 환율이 달러당 1200원으로 오를 때 출금하면 70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3월 1달러당 128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128.50원(23일 기준)까지 내려왔다. 201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미리 외화를 비축하려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증권사를 포함한 기업들의 외화 예금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새 4% 이상 이상 급락하면서 달러를 팔아야 하는 타이밍을 놓친 기업들도 많은 것도 달러 예금 증가세를 키웠다.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를 품고 환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달러 예금은 달러 가치가 오르면 손쉽게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따로 세금도 붙지 않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이다.
금융권도 잇따라 달러 상품을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6일 원화·외화 패키지 상품 가입 시 우대금리를 교차로 제공하는 NH주거래우대외화적립예금을 내놓았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일달러 외화적금’은 한달 만에 가입 계좌수 1만개, 가입금액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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