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찾은 스트라빈스키 분실악보…서울시향 亞 초연

by김미경 기자
2016.12.02 11:21:32

''장송적 노래'' 작곡뒤 109년만에 연주
2일 게르기예프 지휘 러시아 연주 뒤
내년 1월 아시아 첫, 세계 3번째 첫선
판권소유 측 접촉…각고 노력 기울여
롯데홀서 수석 객원 슈텐츠가 ''지휘봉''

분실 이후 100년만에 찾아낸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장송적 노래’가 내년 1월 서울시향 연주에 의해 아시아 초연된다. 1909년 1월 17일 단 한 번 연주됐다가 러시아 혁명 중 분실해 지난해 가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코르사코프 음악원 서고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됐다(사진=서울시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분실된 이후 100년 만에 발견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장송적 노래’(Funeral Song Op. 5)를 2017년 1월 20일과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아시아 초연한다. 이는 이 작품이 작곡된 지 109년 만이다.

1908년 작곡된 ‘장송적 노래’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 스트라빈스키가 그의 스승인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사망 후 헌정했던 12분 길이의 작품이다. 1909년 1월 17일 단 한 번 연주된 뒤 1917년 러시아 혁명 중 분실되었다가 2015년 가을에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코르사코프 음악원의 서고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수석객원지휘를 맡은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봉을 맡는다(사진=서울시향).
러시아의 음악학 연구가들에 따르면 이 곡은 림스키코르사코프와 바그너의 반향을 담고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초기작인 ‘불꽃놀이’, ‘환상적 스케르초’, ‘불새’ 사이에서 초기 스트라빈스키 작품들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향은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가 발견된 이후 아시아 초연권 확보를 위해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출판사 ‘부지 앤 혹스’에 접촉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2017년부터 수석객원 지휘자로 활동하는 마르쿠스 슈텐츠의 지휘에 연주된다. 슈텐츠의 취임 연주회 ‘마르쿠스 슈텐츠 사이클 I : 낭만주의 시대의 혁명가들’에서 이 작품을 아시아 초연으로 올린다.



애초 1월 20일과 21일 공연의 첫 곡으로 예정돼 있었던 베를리오즈의 ‘벤베누토 첼리니’ 서곡을 대신해 이 곡을 연주해 관객과 함께 역사적인 의미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피아노의 거장 데죄 란키 협연의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메인 프로그램인 슈만 교향곡 제2번은 예정대로 연주된다.

100년 만에 찾은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는 12월 2일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로 처음 연주되며 이후 세계 15개국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차례로 무대에 올린다. 이번 서울시향의 연주로 우리나라는 1909년, 2016년 마린스키 이후 세계에서 3번째, 그리고 러시아 밖에서는 첫 번째 연주 국가로 기록됐다.

내년 1월 서울시향의 아시아 초연 이후 에사 페카 살로넨의 지휘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영국 초연(2월 19일)을, 샤를 뒤투아의 지휘로 시카고 심포니가 북미 초연(4월 6일)을, 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닉이 독일 초연(5월 31일)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지난 11월 29일 유료 및 후원회원을 대상으로 2017년 시즌 전체패키지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12월 6일부터는 유료 및 후원회원 대상 개별패키지를, 12월 8일 유료회원 개별 공연 티켓을, 9일에는 일반고객에게 개별 공연 티켓을 판매할 예정이다.

자료=서울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