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시각장애인 위해 '점자달력' 무료 배포..17년간 62만부

by성문재 기자
2016.11.29 11:11:39

''2017년 사랑의 점자달력'' 5만부 제작·배포
2000년 시작, 2009년 5만부 확대, 의견 수렴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화그룹이 2017년 ‘사랑의 점자달력’을 5만부 제작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 및 개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차별없는 문화를 전파하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9일 한화(000880)그룹에 따르면 올해로 17년째 이어 온 ‘사랑의 점자달력’은 2000년 한 시각장애인이 메일을 통해 김승연 회장에게 도움을 호소하면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당시 “시각장애인분들도 새해를 맞는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자”며 첫해인 2000년 탁상용 점자달력 5000부를 무료 배포했다.

이후 시각장애인 관련 단체들의 호응에 힘입어 매년 부수를 늘려 2009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인 5만부로 확대했다. 벽걸이형도 제작한다. 17년간 누적 발행부수는 약 62만부에 이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달력 신청자들의 사연을 보면 점자달력은 날짜를 확인하는 도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일정을 다른 사람들에 의지하여 관리해오다 점자달력으로 인해 이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자달력은 일반달력과 달리 점자의 손상 위험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조판, 인쇄 작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전문적인 검수는 물론 매년 실사용자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절기와 기념일, 음력 날짜까지 점자로 별도 표기하는 등 시각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한다. 특히 2017년 점자달력은 2016년 이용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전맹(全盲, 1급)뿐만 아니라 2~6급 시각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하도록 숫자크기, 농도 등을 보완했다.

김상일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한화그룹의 ‘사랑의 점자달력’은 시각장애인분들에게 생활의 편의 및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지만, 시각장애인들과 비시각장애인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따뜻한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이러한 취지가 잘 구현되도록 달력의 제작 및 활용방안에 대해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사랑의 점자달력은 12월 중 시각장애인 관련 기관을 비롯한 수요자들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문의사항은 한화사회봉사단(02-729-5369) 또는 도서출판 점자(02-3426-7500)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